"로스쿨 교육방향 잘못…법관 아닌 변호사 교육해야"

"로스쿨 교육-변호사 시험 상호 모순적 관계"
"변호사처럼 생각·행동하도록 실무 강화 필요"
"지방로스쿨, 수도권 학생 전유물로 전락" 지적도

입력 : 2022-09-20 오후 5:58:39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지나치게 법관 양성 방향으로 기울어진 로스쿨 교육이 변호사 실무영역에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관처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선례 등을 활용해 재판 또는 각종 분쟁처리 과정에서 전략을 기획하는 변호사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교육 방식을 실무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사법개혁의 시작, 로스쿨 개혁’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로스쿨이 법관이 아니라 변호사를 양성하는 기관이라면, 그 교육의 핵심에 법지식과 더불어 법기술이 놓여 있어야 한다”며 “로스쿨 교육과 변호사시험의 유기적인 연계를 확보하여 상호 모순적 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로스쿨 제도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당초 목표했던 취지와 달리 지방로스쿨 진학생들이 변호사자격증 취득 후 다시 수도권으로 몰리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한 교수는 “지방로스쿨의 경우 서울에서 유학해 재학, 변호사 자격 취득후 다시 귀경하는 체제가 됨으로써 로스쿨이 지역균형발전의 교두보가 아니라 되려 수도권 학생, 변호사의 전유물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야간로스쿨이 가지는 지역밀착성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점에서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간로스쿨 도입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야간로스쿨은 전문직업인의 양성이라는 측면 외에도 사회적 균형발전이라는 측면과 사회적 유동성의 확보라는 측면이 존재한다”며 “기존의 정규적 교육체계가 가지는 경직성, 특히 생애적 경직성을 완화 또는 보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인한 변호사 수 증가 문제에 대해서는 “변호사 업계 내부의 문제일 따름”이라며 “적어도 법률서비스의 수요자인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변호사들이 많아져서 언제 어디서든 문턱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변호사업계)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듯이 인식되는 것은 우리 법률서비스시장에 극단적인 독과점체제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김앤장을 비롯한 6대 대형로펌들이 총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거해가고, 그 축소된 시장에서 수많은 변호사들이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는 변호사의 숫자를 통제함으로써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독과점체제 그 자체를 혁파함으로써만 극복될 수 있는 것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용근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도 “로스쿨 제도는 기존의 SKY학벌 중심적 사시합격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측면이 있는데 대형로펌들에 사실상 고용될 수 있는 변호사를 배출하는 SKY대학 졸업생들의 수도권 로스쿨잠식현상은 결국 SKY학벌 중심적 사시합격의 폐해를 해결하지 못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법조인 합격숫자로 해결 되서 시장에서 학벌과 상관없이 능력으로 평가받는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성평가로 이뤄지는 로스쿨 입시로 인해 수많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법시험을 존치 또는 부활하는 방안을 재검토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태진 변호사(법무법인 서로)는 “로스쿨마다 학생 선발의 배점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밀실 입학’이 가능한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며 “국민들이 사법시험 제도의 존치 또는 부활을 원했음에도 여전히 정치권이 이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좀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 같은 주장에 장용근 교수는 “로스쿨의 단점만을 부각시켜 기존의 사시제도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것은 제도개혁의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사시제도가 아닌 대국민을 위하여 개선된 사시제도 내지 예비시험의 정비가 로스쿨보다 더 대국민서비스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위해 양 제도를 병치시켜 일정기간 그 실효성을 검증하여야 한다는 논리가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미 사법시험이 완전 폐지된 상태에서 사시부활보다는 예비시험을 통해서 법학학부 등의 일정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로스쿨생과 같이 변호사시험을 같이 응시해 정정당당하게 법학실력을 평가받고 과연 로스쿨학생이 우수한지 아니면 학부생이 더 나은지를 실증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 소속 변호사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2022년 제1차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 회의가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관 로비에서 로스쿨 평가기준 개정 관련 피켓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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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