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유통쇼크①)리오프닝에 웃던 면세점 다시 '한숨'

원·달러환율 9개월새 20%↑…면세점 이용객 늘어도 '객단가' 되레 감소
면세점 위기감 '증폭'…환율보상제 강화 총력전

입력 : 2022-10-12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인플레이션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인해 한국이 시름을 앓고 있다. 2~3년간의 코로나19 늪에서 벗어나 리오프닝으로 모처럼 활기를 기대했던 유통가에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원·달러환율이 15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에 면세업계는 수요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해외로 떠나려는 수요가 폭발함에도 불구하고 가격역전 현상이 속출한데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여전히 발이 묶인 실정이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환율은 22.8원 오른 1435.2원에 마감했다. 올 3분기 원·달러환율은 6월말 종가 1298.4원에서 9월말 종가 1430.2원까지 올라 상승폭이 10.9%에 달했다. 올해 첫 영업일인 1194.1원이었던점을 감안하면 9개월만에 약 20% 급등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말 원·달러환율이 1500원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같은 여파는 유통업계 중에서도 면세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가장 큰 수혜를 기대했지만 '고환율'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면세점 매출은 1조5701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은 여름 휴가철로, 해외로 나가고 들어오는 여행객이 많은 달이었지만 매출 증가 폭은 1년전보다 2.8% 느는데 그쳤다.  
 
면세점 이용객 수 또한 코로나19 발생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는데도 고환율에 쇼핑부담을 느끼는 내국인이 늘었다. 실제 8월 내국인 고객 수는 5월 대비 14.3% 증가한 88만9910명으로 집계됐지만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는 15만6592원으로 5월(15만7000원)보다 되레 낮아졌다.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의 경우 같은기간 14만5863명이 방문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후인 5월보다 64% 늘었지만 객단가는 980만원으로 34%나 떨어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면세점 이용객 수가 코로나19 발생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고환율 여파로 객단가는 되레 감소했다. 이달 초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기감'이 큰 면세업계는 당분간 고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환율보상을 강화하는 등 가격역전을 막기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지난달부터 면세한도가 상향된데다 주류 2병까지 허용된 점, 또 전날부터 일본 무비자 여행이 가능해진 부분 등 이점을 최대한 살려보겠다는 취지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 면세한도 상향에 이어 이달 황금연휴가 2번이나 있었고, 일본 무비자 여행재개 등 호재가 지속하고 있는만큼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무엇보다 백화점보다 비싸다는 역전현상을 막기위해 환율보상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을 총동원한 할인행사를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면세업계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환율보상제'다. 면세점 쇼핑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이다. 신라면세점은 내달 중순까지 당일 면세 환율이 1400원 이상인 경우 구매 금액의 최대 14%를 해당 면세점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한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300달러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이 1450원이상일 경우 최대 80만원을 보상해주고, 롯데면세점도 보상 금액을 최대 70만원으로 늘렸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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