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금융업 전망③)"가계부채·한계기업 리스크 선제 대응해야"

전문가들, 내년 금융시장 악화 대비 주문

입력 : 2022-11-28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이혜현·허지은 기자] 전문가들은 내년 대내외 여건 악화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권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정부의 금융정책이 '3고' 위기에서 초래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권에서는 부실 위험이 큰 차주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함께 보수적 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정책은 고금리, 긴축 기조의 지속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금융불안에 대해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리 상승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유동성 감소 및 신용경색에 의한 단기자금시장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소기업 및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충분한 대응 재원을 확보한 상태에서 부실부문과 우량부문을 엄정히 구분해 적기에 대응함으로써 신용경색과 도덕적 해이 문제 발생을 차단하고 금융안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는 금리 상승시 고위험차주 비중의 대폭 상승이 예상되는 업권을 중심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 실장은 "최근 영국 사례에서 나타나듯 불안정한 시기일수록 금융시장은 경제정책간의 일관성 부족, 부분적 자금경색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정책 조정 및 소통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금융, 실물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금융당국과 함께 시장안정화 조치에 업계가 공동 대응 중"이라며 "은행 여신포트폴리오 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실 가능성이 높은 여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차주들의 연착륙이 가능하도록 사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원자재 상승 등 시장환경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민감 업종 내 취약 차주를 포함해 수시 발생하는 리스크 이슈에 대해서는 감리를 통해 익스포져(위험노출액) 현황 파악 및 관리방안을 수립해 적시성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B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고금리 등 복합위기가 도래했음에도 상환유예 및 취약 차주에 대한 금융지원 등으로 잠재 부실이 이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시장 위기, 미래 전망치를 반영한 충당금을 쌓고 위기 조기 감지를 위한 모니터링도 강화하는 등 상환능력을 감안한 여신 운용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및 성장세 둔화로 인한 향후 신용리스크 악화 등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C은행 관계자는 "자본적정성 유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위험 대비 수익성 등을 고려해 자산성장 속도를 관리하고, 저위험자산 위주 자산성장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고위험자산에 대한 관리 등을 강화해야 한다"며 "코로나19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차주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및 상환스케줄 조정 등 자체 지원방안을 통해 안정적인 연착륙을 유도하고 한계기업,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 집중관리 및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내년 신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및 보험업법 개정이 예정인 가운데 신성장동력 및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이 도입되면 당기순이익 등은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크고 보험료 인하 압박이 계속되고 있어서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실손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상황은 생명보험에 긍정 영향과 부정 영향이 공존한다"며 "인구 감소와 소비 패턴의 영향으로 생명보험 상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고금리 기조하에서 자본 평가 손실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고금리 상황에서는 투자 수익도 나아지고 회계 제도가 바뀌면 회계상 실적도 개선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험비교추천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이혜현·허지은 기자 toyouj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진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