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서 비비고·햇반 못산다…CJ제일제당과 거래중단

마진율 인상 요구 거부하자 일방적으로 거래 끊어
쿠팡, 거래상 지위 남용… ‘갑질 논란’ 재점화

입력 : 2022-11-29 오후 3:55:12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쿠팡이 최근 CJ제일제당의 상품을 발주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도 상품 마진율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방적으로 발주 중단을 통보하며 거래를 끊은 것인데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이른바 ‘갑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쿠팡은 CJ제일제당(097950)의 상품에 대해 발주를 중단했다. 쿠팡은 지난달 말 CJ제일제당과 내년도 상품 마진율을 협상하던 중 자신들의 마진율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CJ제일제당에게 상품 발주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말에도 CJ제일제당에게 올해 적용할 상품에 대한 마진율 인상을 요구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는 쿠팡이 제시한 마진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인 햇반, 컵반, 비비고 김치·만두, 가정간편식 등을 소비자들이 쿠팡에서 로켓배송으로 구매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쿠팡에서 비비고를 검색하면 상위 8개 상품 카테고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한 상품은 단 두개였다. 현재 햇반 등은 로켓배송으로 구매가 가능하지만 재고가 떨어질 경우에는 구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상품 발주가 중단된 게 맞다”면서 “(쿠팡에서)저희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시는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게 되는 상황에 대해서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식품업체, 제조업체 등을 통해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고 있다. 쿠팡의 직매입 비중은 96.8% 수준이다. 사실상 쿠팡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쿠팡이 업체를 통해 직접 매입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쿠팡은 거래하는 업체들과 매년 상품 마진율 협상을 진행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6대 유통업태 주요 브랜드 34개의 판매수수료 등 서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의 실질 수수료율은 2021년 기준 29.9%다. 온라인쇼핑몰 평균 실질 수수료율이 10.3%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실질 수수료율에는 직매입 이외의 거래에 적용되는 명목 판매 수수료에 판매촉진비 등 추가 비용이 포함된다.
 
문제는 쿠팡이 CJ제일제당에게 상품 발주 중단을 적용한 시점이다. 내년도 마진율 협상이 결렬돼 발주 중단을 내렸다면 내년도 상품분부터 적용해야하는 게 일반적인데 현 시점부터 발주를 중단하겠다고 한 건 문제가 있다는 게 이커머스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두고 쿠팡이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CJ제일제당과 거래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 쿠팡 관계자는 "현재 내부 확인 중"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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