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침묵' 언제까지…물밑에선 균열 조짐도

거듭된 민생 행보에도 어두운 사법리스크 그림자 계속
당내 우려 늘어…이재명·문재인 동병상련에 '단일대오'

입력 : 2022-12-07 오후 5:34:03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2022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침묵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일 민생 행보를 펼치고 있다. '리스크 최소화 전략'의 일환이지만, 당 안팎에선 '이재명 책임론'을 둘러싸고 균열 조짐이 분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회복지연과 유동성 위기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위기에 빠진 소상상인과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대표는 "고물가로 비용은 늘어나고 경기는 악화돼 고통이 가장 먼저 크게 소상공인과 지역 자영업자들에게 미칠 듯하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가계부채, 민간 부채 비율 때문에 고금리로 인한 민간 고통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상공인 경영 안전자금도 올해보다 50% 삭감됐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간담회에서 이들을 위한 소비증진, 매출증대, 기존 부채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재명(오른쪽) 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회복지연과 유동성 위기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지원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에도 이 대표는 화물연대 파업 사태 관련해 "노·정 간의 대화가 쉽지 않다면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우리 당은 원내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중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 국민의힘은 즉각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가 거듭 민생을 강조하고 있으나 그를 둘러싼 외적인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당장 검찰은 오는 11일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9일께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까지 이 대표 최측근 두 명이 재판 단계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이 대표만이 수사 선상에 남았다. 특히 검찰이 정 실장을 기소할 시 이 대표와 공모 관계를 공소장에 적시할지 주목된다. 앞서 검찰은 두 사람이 '정치적 공동체'라는 논리를 펴며 이 대표를 겨냥해왔다. 
 
구속기한 만료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출석 중인 '대장동 일당'들이 날이 갈수록 폭탄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남욱 변호사는이날 서울중앙지검 출석길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캐스팅하신 분께서 '발연기'를 지적하셔서 너무 송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을 향해 "남욱이 연기를 하도록 검찰이 아마 연기 지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남욱 변호사가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1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지난 5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따로 열지 않으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다가오는 신년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당장 기자들의 쏟아질 예상질문이 부담스러웠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그림자가 가시지 않으면서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를 직격하는 발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물이 100도가 돼야 끓지 않느냐. (이 대표 사법리스크 관련해 당내) 우려하는 목소리가 70~80도까지 갔다"며 "이 대표가 관련했다는 직접 증거가 나오는 순간 100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전날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사법리스크를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 비전과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형성되지 못해 아쉽다"며 "이 대표가 공천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정조준하면서 동병상련 처지에 놓인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이 공동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현재 당내 구심점이 없는 친문은 이 대표와 계속해서 동고동락할 수밖에 없다. 한 친문계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검찰력 대응을 위해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묶고 안 묶고를 떠나서 현재 검찰권이 과도하게 남용되고 있는 것은 맞지 않느냐"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검찰 수사로 인해 민주당이 오히려 계파를 떠나 단합되는 형태로 가고 있다"며 "현재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이들도 있지만, 반대 목소리는 어디에서나 들려오는 것이고, 당장 이 목소리가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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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