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FOMC 재확인…대형주 조정 가능성 '대두'

연준 긴축의지 재확인한 FOMC…외국인 수급 영향은
"증시 조정 가능성…대형주 위주 조정 이어질 것"

입력 : 2023-02-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연일 오르던 지수가 다소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올해 국내 증시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 등이 반등을 주도했는데, 기대 심리가 줄면서 외국인의 수급이 줄어들 수 있어섭니다. 특히 올해 초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대형주들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한은 금리동결에 증시 반등…연준 불안 여전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41포인트(0.89%) 상승한 2439.09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날 지수는 전일 미 연준의 FOMC 의사록 공개와 뉴욕증시의 하락 등으로 보합권에서 눈치 보기를 하다가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진 이후 오름세로 가닥을 잡고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국내증시가 강한 반등세를 보였으나 증권가에서 미국 FOMC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22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공개한 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선 미국의 긴축 의지가 재확인됐습니다. 회의 참석자 대부분은 FOMC에서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뜻을 모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죠.
 
특히 많은 참석자는 연말 기준금리 목표를 현재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들어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에 한껏 들떴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겁니다. 일부 참석자는 기준금리 0.50%포안트 인상안에도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긴축정책을 성급하게 종료할 경우, 최근 개선되고 있는 경제 상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죠.
 
연준 긴축의지 재확인한 FOMC…국내 증시 영향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번 FOMC 의사록 결과는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재확인한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와 현실적인 정책 속도 사이에 간극을 좁히는 ‘조정작업’이 나타날 것이란 판단입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시 불안요소를 높이는 요인으로 통화정책을 꼽았습니다. 앞선 연준의 ‘디스인플레이션’ 발언을 시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해석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올해 2월 주식시장은 올해 첫 FOMC 결과에 환호하며 기대감을 높이며 시작했다”면서 “유동성 회수 국면이지만 마치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FOMC로 금리인상 중단 시점이 연장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등장했는데요. 이는 증시 랠리에 대한 저항과 직면하게 될 수 있습니다.
 
김 연구원은 “예상을 상회하는 물가지표 및 양호한 고용보고서 등은 3월 FOMC의 부담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은 경기하방 압력이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주가상승의 설명력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실적전망은 연초랠리로 인한 고평가 부담을 키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초 랠리 이끈 대형주, 외인 수급 변화 주목 
 
전문가들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재확인한 시점에서 대형주보단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올해 연초 증시 반등은 이끈 대형주들이 증시 조정과정에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올해 초 국내증시의 강세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23일 기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8조5268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은 지난 2018년부터 5년 연속 국내증시 순매도를 이어왔는데요. 올해 들어 순매수한 금액은 지난 2017년 연간 순매수 금액(5조9105억원)을 넘어섭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외국인의 순매수가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와 대형주에 몰리면서 국내증시 역시 중소형주보단 대형주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들어 전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9.19%, 15.29% 상승했는데요. 크스피 대형주와 코스닥 대형주는 각각 9.64%, 19.09% 상승하며 지수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수는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FOMC 의사록은 달러화 상승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한국은행의 금리동결로 향후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역전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장기화할 경우 달러화 가치가 재차 반등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반등할 경우 반대급부인 위험자산의 기피현상은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있죠. 이는 외인들의 국내증시 이탈 및 원화 매도로 이어져 원화 약세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및 연준 긴축을 둘러싼 매크로 상 불확실한 환경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증시 조정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면서 “다만 조정의 형태는 가격 조정이 아닌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단이 제약받는 기간 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간조정 국면 속에서 업종 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1월 이후 기간 조정 국면에 들어갔던 중국 리오프닝주, 가치주들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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