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집창촌 '용주골')③김경일 파주시장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시대적 소명"

'2023년 1호 결재'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용주골, 지역 발전·인권 걸림돌"
"파주는 100만 도시로 가야…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시민들이 함께 해줘야"

입력 : 2023-05-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신태현 기자] "성매매 집결지 정비는 시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인권 유린의 현장이 파주시 안에 있으면 도시 브랜드에도 문제고, 지역 발전에도 많은 걸림돌이 되는 게 당연합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난 4월27일 경기도 파주시청에서 이뤄진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성매매 집결지 연내 폐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여성 인권 유린 현장이 없어질 수 있도록 파주 시민들이 함께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지난 4월27일 파주시청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파주시)
 
-성매매 집결지 정비 계획을 올해 '1호 결재'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결정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시대의 소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파주에는 성매매 집결지가 굉장히 많았던 역사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미군이 주둔하면서 그 뒤에 생겨나기 시작했었거든요. 다 없어졌고 지금 유일하게 70년 동안 남아 있는 게 연풍리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입니다. 미군은 다 철수했고요. 여성 인권유린의 현장이고, 학교가 그 근처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후손들이나 후배들이나 지역 발전도 가로막고 해서 없어져야 할 대상이고요. 그래서 성매매 집결지 정비 사업을 1호 결재로 하게 됐습니다.
 
-집결지 폐쇄를 위해서 전담 태스크포스팀(TFT)까지 꾸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일을 추진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시민들하고 같이 매주 화요일 연풍교 걷기 행사를 했고요. 지금까지 한 500여명이 함께 했습니다. 또 하나는 파주경찰서, 파주소방서와 같이 업무협약을 맺어서 같이 정비 사업에 임하고 있고요. 화재나 기타 안전에 대한 부분들을 소방서와 같이 협의하고 있고, 파주경찰서는 시민과 공직자의 안전을 잘 관리해주고 있습니다.
 
-성매매 집결지를 어떻게 폐쇄를 할지 방법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성매매 피해자의 치유와 '탈성매매'를 위해서 어떤 지원을 계획하고 계신지.
 
파주시는 탈성매매 여성들을 위해서 타 지자체보다 2배 이상 긴 (기간) 지원을 준비했고요. 그래서 성매매 종사자들이 (탈성매매) 결심을 하면 다른 지자체보다는 아주 유리한 조건에서 교육이나 주거 등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난 1월2일 김경일 파주시장이 파주시청 집무실에서 성매매 집결지 정비계획을 1호 결재하고 있다. (사진=파주시)
 
-이와 관련해서 파주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아까 시대의 소명이라고 했는데요. 파주가 이제 인구 50만명을 넘어서 100만명으로 가야 하는 도시입니다. 여성 인권유린의 현장이 파주시 안에 있으면 도시 브랜드(에)도 문제이고 기타 여러 가지 지역 발전에 많은 걸림돌이 되는 건 당연하고요. 또 하나는 다른 데(는) 지금 다 (성매매 집결지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거든요. 없어지다 보니까 파주에 자꾸 몰려들고 있는데, 여기서 파주시가 시민의 힘과 협력으로 정비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올해 폐쇄를 한다고 하셨는데 '2025년 까지 유예 후 폐쇄'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더 설명해 주신다면.
 
2025년은 너무 길고요. 저희는 연내 폐쇄를 목표로 하고 있고요. 대화는 병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탈성매매하는 여성들하고 대화도 이루어 나갈 거고요. 이해관계자 분들, 어느 분도 좋은데요. 같이 상의도 하고 그런 부분들은 이루어져 나갈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길어지는 거는 사실 원하지 않고요. 올해 안에 정리가 됐으면 하는 계획을 갖고 임하고 있습니다.
 
-업주 및 성매매 피해자들과 갈등이 계속 있는 상황입니다. 대화는 어떤 방법으로 해나가실 생각이신지.
 
대화는 지금 계속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이제 저희 실무, 팀장, 과장, 그 다음에 국장, 부시장 등에서 계속 지금 대화를 해나가고 있고요 그다음에 또 저도 필요하면 다 여기서 정리가 될 경우, 이해당사자분들하고 대화는 끊임없이 해나갈 생각입니다.
 
지난 4월27일 경기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성매매 집결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시장님도 직접 대화하시는 방향인지요.
 
네. 가장 핵심 사항은 (폐쇄) 3년 유예를 해달라고 (업주들이) 말씀을 하는데, 3년 유예는 '안 하겠다'는 말씀하고 사실 거의 똑같거든요. 저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들,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부분들 하면서 상의하고 합의할 생각입니다.
 
파주는 100만명 도시로 가고 있습니다 파주군 시절과 현재 파주시 시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인구가 한 16만명 정도였다가 지금 50만명 도시로 가고 있고 인구가 계속 늘고 있거든요. 그래서 시대의 소명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제때 정비 사업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2004년도부터 계속 없애려고 시도를 해왔는데 아직도 저렇게 전국에서 최고로 많은 (업소) 숫자가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전주의 선미촌, 평택의 집결지, 수원 성매매 집결지 이런 부분들이 없어지다 보니까 전부 다 파주로 오는 거예요. 이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나, 여성친화도시인 파주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지역 발전을 봐서도 꼭 정리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고향이 파주거든요. 20대에 사회에 눈 뜨면서 "저게 왜 저렇게 있어야 되나"라고 고민했는데 지금 5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에 아직도 운영이 되고 있단 말이죠. 지금 2023년도인데 사회가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런 시설이 남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민 여러분께 한 말씀을 좀더 드리면, 뿌리가 굉장히 깊습니다. 사실은 파주시청만의 힘으로는 헤쳐나가는 데 한계가 있고요. 시민의 관심과 협조, 응원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여성 인권유린 현장이 없어질 수 있도록 파주 시민이 같이 해줘야 하고요. 또 파주시가 지금 성매매 집결지 정비 사업 범시민운동을 추진하고 있거든요. 꼭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요. 서명에 동참하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경기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동광모닝스카이 아파트 주민들이 파주시청에 서명부를 전달하는 일을 기념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지지하는 서명부에는 100여명이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 4월18일 전달됐다. (사진=파주시)
 
최병호·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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