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1분기 증권업 경영진단)①신한투자 김상태호, 흑자전환에도…갈길 먼 IB 강화

1분기 턴어라운드 성공에도 IB부문은 아쉬운 실적
IB 부문 조직 개편 속 역량 강화 숙제

입력 : 2023-05-18 오전 7:00:0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7: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하반기 폭풍 같은 실적 위기를 겪었던 증권업계가 다시금 저마다의 강점을 살려 실적 기지개를 켜고 있다. 2차전지 주를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증가, 금리 안정화로 인한 채권 가격 상승,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따른 위험요소 감소 등의 이유 덕분이다. 하지만 저마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산적한 상황에서 각 증권사 별 2023년 첫 성적표를 짚어보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사진=IB토마토)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작년 4분기 대형증권사 중 유일한 적자를 기록한 신한투자증권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채권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4분기 증시 불황으로 인한 위탁 수수료 감소와 IB 수익 감소로 고심했으나, 올 들어 금리 안정으로 인해 채권 손익이 개선됐고,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다만 홀로서기에 나서며 기업금융(IB) 강화를 화두로 삼은 김상태 대표에겐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평가다.
 
1분기 흑자전환했지만 IB수수료 항목 전년비 51.7% 감소
 
16일 신한투자증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분기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 127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적자로 돌아선 전 분기보다 2923억원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194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2773억원 늘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 같은 실적에 대해 금융상품수수료 등의 증가로 순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1분기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을 이끈 것은 자기매매 부문이었다. 자기매매 실적은 올해 1분기 1901억원 흑자를 기록해 직전 분기 302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전년 동기(868억원)에 비해서도 103.3%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자기매매 분야에서의 실적 개선에 대해 최근 금리 환경의 우호적 변화로 인한 채권 관련 손익에서의 개선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신한투자증권의 실적 회복은 영업력 확대와 신사업에서의 성과 등의 자체적인 역량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채권 가격 안정화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이 직접적으로 채권평가손실 회복에 기여했다"라며 “장기적으로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투자자예탁금이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IB부문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신한투자증권의 1분기 수수료수익은 1625억원을 기록해 전년 2282억원 대비 6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수익 내 항목별 실적을 살펴보면 최근 이어진 개인투자자의 투자 증가로 위탁 수수료 부문은 814억원을 기록해 전년 1분기 919억원에 근접해 회복세를 보였으나, IB수수료 항목은 전년 같은기간(957억원)에 비해 51.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가시적인 성과 부분은 오히려 딜 관련 이익 증가에서 꾸준히 나타나고 있고 다만 1분기 실적은 전년 1분기 LG에너지솔루션(373220) 기업공개(IPO)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최근 글로벌 딜 관련 인수금융이나 전년에 이어 데이터센터 딜도 꾸준히 수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B 조직 강화 나섰으나 역량강화 필요 
 
올해 신한투자증권은 김상태 대표이사의 1인 체제가 확립됐다. 기존 신한투자증권은 라임사태 소방수로 긴급 투입된 이영창 전 대표와 김상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았었다. 하지만 이 전대표는 임기 말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환매중단 헤리티지 펀드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인정되는 악재를 만나 연임이 좌절됐다.
 
올해 초 홀로서기에 나선 김상태 대표이사의 화두는 IB강화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조직개편에서 WM영업조직을 통합하고 IB부문인 글로벌투자금융(GIB) 그룹을 확대 개편했다. GIB그룹은 GIB1그룹(Book Biz)과 GIB2그룹(ECM·DCM)으로 분리해 비즈니스 라인별로 균형있는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17일 최영찬 SK온 사장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사진 왼쪽부터)가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타워에서 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투자증권)
 
김상태호의 첫 가시적인 성과는 SK온과의 배터리 생태계 구축 협력과 바이오시밀러 제약사 알보텍(Alvotech)에 대한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투자금 회수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10월 100억원 규모의 ‘신한 헬스케어 신기술투자조합 제5호’를 통해 알보텍의 Pre-IPO 펀딩에 참여해 전환대출과 지분에 투자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6월 알보텍이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고 신한투자증권은 1년 8개월간 장내 매도를 통한 투자금 분할 회수에 돌입했다. 올해 1월 약 30%의 수익률로 보유 주식 매도를 완료했고 현재 조합이 보유 중인 권리 형태의 주식옵션도 남아 있어 주가 상승 시 추가 수익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2차전지 투자에 나선 것도 눈에 띈다. 신한투자증권과 SK온은 올해 1월 체결된 협약으로 배터리 생태계 조성 및 확대를 위한 산업정보 교류와 폐배터리 재활용, BaaS(Battery as a Service)사업 등 우수 프로젝트 및 유망 기업 발굴과 투자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게 됐다. 신한투자증권은 SK온의 배터리 기술 검증을 투자 검토 분야에서 활용할 예정으로 향후 2000억원 규모 생태계 구축 관련 투자 분야에서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김상태 대표의 취임 후 IB부문의 점진적인 사업확대가 진행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신한투자증권의 기존 사업 부문에서의 부진으로 인한 실적 저하가 예상돼 IB와 자산관리에서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위탁매매 및 상품운용 부문에 대한 수익의존도가 높아 증시거래대금 및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라며 "현재 증권업 전반에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테일 부문 사업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IB 및 자산관리 등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사업부문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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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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