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PO 1위 KB증권, ECM 공백 장기화…기업 발굴 전략 시험대

중형급 IPO 주관에도 1분기 실적 공백 지속
기업 발굴 전략…단기 실적보다 장기 승부

입력 : 2026-03-12 오전 8: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0일 16: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KB증권이 올해 1분기 주식자본시장(ECM)에서 실적 공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KB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주관 1위를 기록하며 ECM 강자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기업금융(IB) 부문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진행된 전략 변화가 최근 실적 공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전략 변화의 핵심은 신규 기업 발굴이다. 다만 장기간 인내를 요구하는 전략 변화는 실적 방어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IPO 갈증 이어진 KB증권…채비 딜로 해갈될까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채비는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IPO에서 채비는 총 100만주를 공모해 1230억원에서 최대 153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오는 4월 상장을 목표로 한다.
 
 
 
이번 IPO에선 KB증권과 삼성증권(016360)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KB증권에 있어서 이번 채비의 IPO는 여러 측면에서 중요하다. 약 5개월 만에 맡은 대표 주관 딜이라는 점과 함께 그룹 계열사인 KB자산운용이 프리IPO에 참여한 기업의 상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 2023년 KB자산운용은 시리즈C 투자 600억원 규모 투자 진행했다. 당시 투자 조건은 KB자산운용의 투자 단가는 주당 1만381원에서 1만1761원 사이로 책정됐다. 목표 수익은 연 평균 8% 수준으로 이에 따라 주당 1만5000원대의 주가가 유지되어야 프리IPO는 목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그룹 투자 성과와도 맞물린 IPO를 앞둔 KB증권이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3월까지 단 한 건의 IPO 실적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 첫 IPO 주관 성과에서 질적 성공을 이루기 위해 KB증권은 가능한 준비를 모두 진행하며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다.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신주 모집 100%로 공모 구조다. 그간 IPO에서 흥행에 발목을 잡은 구주매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수수료율은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어 인수단의 의무보율 기간도 규정상 조건인 3개월보다 긴 1년으로 설정해 주가 안정성을 높였다. 
 
채비 IPO로 KB증권은 실적 가뭄에서 어느 정도 만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된다. 하지만 신임 대표의 취임 이후 KB증권 IB 전략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생각보다 더 실적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강진두 대표 체제…‘기업 발굴’ 중심 전략 변화
 
이번 채비 IPO는 강진두 대표 취임 이후 첫 ECM 중형급 실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인사 개편에서 KB증권은 김성현 전 대표 용퇴 이후 강진두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강 대표는 KB증권 IB 부문에서 특히 채권자본시장(DCM)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강진두 KB증권 대표 (사진=KB증권)
 
강 대표는 조흥증권에서 채권브로커로 증권가에 첫발을 디뎠다. 채권브로커로서 국내외 영업을 맡아온 그는 2002년 KB증권의 전신인 현대증권에 합류해 기업금융부, 국제금융부 등을 거쳤다.
 
엄밀히 말하면 강 대표는 현대증권이나 KB투자증권 출신이 아닌 외부 영입 인사다. 그런 그가 KB증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표까지 오를 수 있었던 출발점은 2019년 기업금융2본부장 선임이었다.
 
당시 KB증권은 합병 이후 DCM 강화를 통한 IB 확대를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기업 채권 발행 주관으로는 한정된 시장에서 양적 성장은 달성하기 힘든 목표였다. 강 대표는 이를 중견·중소기업 발굴을 통해 극복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객사가 될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끈끈한 네트워크를 다져가는 방식은 KB증권을 DCM 선두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업 발굴 전략에 무게를 뒀다.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정책에 적극 참여해 시장 개척을 통한 수익 확대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올해 KB증권 IB 전략은 대형 IPO 주관을 통한 단기 실적 경쟁보다 장기적 관점의 기업 발굴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 발굴 전문가인 강 대표 선임 역시 이러한 전략과 맞닿아 있다.
 
KB증권은 올해 생산적금융팀을 신설하고, IB부문장을 포함한 총 24명의 경영진이 참여하는 생산적금융추진협의체를 구성했다. 해당 조직은 AI·반도체·로봇 투자 결정하며 KB증권은 최대 2조7000억원까지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다만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전략 변화로 인한 단기 실적 공백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발굴 중심 전략은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략 성패 가를 변수…실적 공백 견디기
 
강 대표 취임 이후 진행 중인 KB증권 IB 전략 변화는 모험자본 공급 확대라는 정책 방향과도 맞물린다. 그동안 KB증권 IB 운용 전략이 대기업 딜 주관과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기업 발굴과 모험자본 공급이 증권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KB증권)
 
하지만 KB증권이 마주한 IB 시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신규 발행어음 증권사의 시장 진입은 향후 IB 시장에서 이전 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할 역량 확대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KB증권 역시 최근 다소 부진했던 실적과 기업 발굴 전략 사이에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다만 2023년 실적 공백 이후 하반기 반전에 성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딜 주관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고 일부 딜이 연기되면서 실적 축소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도 2분기 이후 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후 부터는 실적 반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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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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