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대 하이트진로…치열한 맥주 패권 전쟁

1분기 가정용 맥주 시장, 오비맥주 54.2%로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 켈리로 점유율 확대 승부수…공격적 마케팅 전개
중장기적 켈리 안착 여부가 시장 점유율 판도 가를 듯

입력 : 2023-05-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맥주 업계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맥주 패권 전쟁이 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스테디셀러 '카스(Cass)'를 주축으로 확보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테라(Terra)'와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켈리(Kelly)'의 연합 작전을 통해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노리고 있습니다. 업계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켈리의 시장 안착 여부가 패권 전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2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는 과반을 넘는 54.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4분기 대비 1.3%포인트 오른 수치입니다.
 
이는 카스의 점유율이 42.8%에 달하는 것이 결정적 원인입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1.3%포인트 증가한 것이며 2019년 1분기 후 가장 높은 점유율입니다.
 
반면 하이트진로의 가정용 맥주 시장 점유율은 40% 안팎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년 전 테라 출시로 오비맥주를 빠르게 뒤쫓으며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지만, 아직 절대적인 점유율 수준은 꽤 차이가 납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4일 켈리를 론칭하며 점유율 확대를 위한 새로운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기존 테라와 켈리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오비맥주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 판도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이트진로는 김인규 사장이 켈리 출시 간담회에서 맥주 시장 선두를 탈환하겠다고 밝히고, 유명 배우 손석구를 TV 광고 모델로 선정할 만큼 론칭 초반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달 한 대형마트에서는 월간 국산 맥주 매출 점유율이 하이트진로 48.5%, 오비맥주 44%로 12년 만에 1위가 바뀌기도 했는데요.
 
다만 이번 통계가 일부 채널의 월간 단위 집계인데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일시적 수요층의 관심이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켈리의 연착륙 여부는 올해 여름 정도에 판가름 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이 같은 켈리의 론칭과 관련해 마케팅 비용 부담이 대폭 증가한 상황입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6035억원으로 전년 동기(5837억원) 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전년(581억원)보다 200억원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특히 1분기 광고선전비는 58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16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결국 켈리의 부각은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도 있지만, 엄청난 판관비 투입도 한몫한 셈입니다. 업계는 켈리의 인기가 여름 내 이어진다면 맥주 업계에 판도 변화가 생기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과 같은 오비맥주의 공고한 점유율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맥주는 한번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 경로의존성이 강한 상품"이라며 "켈리가 중장기적으로 지금과 같은 인기가 지속되는지가 중요하다. 인기가 이어진다면 맥주 업계의 점유율이 바뀔 여지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객들은 원래 찾던 맥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비맥주의 경우 카스를 뒷받침할 '한맥(Hanmac)'의 시장 안착 여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맥주를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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