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은커녕…경제 불씨 꺼진다

(2023국감)윤 정부 2년 차 '경제 정책' 송곳 검증
사실상 1%대 '저성장'…고물가·수출입 등 지표 '경고등'
상저하고→상저하저 수순…역대급 '세수 펑크'도 문제

입력 : 2023-10-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김유진 기자] 오는 10일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성적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입니다. 특히 집권 초기부터 경제·민생 위기 극복을 자신했지만 1%대로 떨어진 경제성장률에 서민 고물가 부담 등에 대한 지적은 피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여기에 부진한 수출입 지표와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 역시 현 정부 경제정책의 주요 문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9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는 19일, 20일 이틀에 걸쳐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사진=뉴시스)'
 
'저성장'…수출 난관·물가 들썩
 
당초 정부는 지난해 말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우리나라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후 지난 7월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1.4% 조정하며 사실상의 1%대 저성장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이같은 위기 상황 속에 물가마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민생 경제 부담은 더욱 커지는 실정입니다.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오르며 반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습니다.
 
국제유가가 뛴 데다 폭우·폭염 등 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물가가 상승한 탓이지만 추석 전부터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정부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입니다. 더욱이 세계 경제를 위협할 '중동 화약고'인 이스라엘·하마스 전면전으로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입이 뒷걸음칠 치고 있다는 점도 비판 요인입니다. 9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우리 수출액은 546억6000만 달러로 수출과 수입 실적을 종합한 무역수지가 넉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수출 증가보다 수입 감소에 따른 이른바 '불황형 흑자'로 불안한 무역전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저하저 우려…세수펑크 집중 포화
 
전문가들은 당면한 한국경제의 위기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전반적으로 성과가 안 나오고 있다"며 "내년까지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도 상저하고를 기대했지만 되려 상저하저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 올해 국세수입은 예산 대비 59조1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한국은행 직원이 5만원권을 옮기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역대급 세수펑크도 집중 포화를 맞을 전망입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걷힌 국세수입은 총 241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조6000억원(-16.5%) 감소했습니다. 세수진도율은 60.3%로 지난해(73.1%)보다 12.8%포인트 낮고 최근 5년 평균(72.1%)보다도 11.8%포인트 낮은 수준입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월 기재부는 올해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는 등 올해 국세수입이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59조1000억원 부족한 341조4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다시 세수 결손 오차를 인정한 셈입니다.
 
반도체 등 기업 실적 악화에 법인 세수가 급감하고 부동산 거래가 끊기는 등 양도소득세도 크게 줄어든 탓도 한 몫합니다. 3년 연속 세수 예측치가 크게 빗나갔다는 점을 두고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기재부의 부정확하고 안일한 재정 운용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2023 국정감사 이슈 보고서'에서는 "세수추계 오차는 추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으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추계로 인해 발생하는 큰 규모의 오차는 재정운용상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상황이 후퇴함에 따른 세수 결손은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다만 세수 결손 자체보다 세수 추정에 따른 오차가 큰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3년간의 세수 오차율을 보면 2021년 17.8%, 2022년 13.3%, 2023년에는 14.8%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수 오차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생산, 수출, 소비 등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질 거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고금리 지속 가능성, 주요국의 경기 둔화, 최근 국제유가 상승 흐름 등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이 있다"며 "우리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경기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중동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67%와 가스의 37%를 공급하는 지역이며 중동의 정세가 우리의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큰 만큼, 향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국내 수급 차질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유관기관, 업계가 합동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조용훈·김유진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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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