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파워팩 등 할인행사를 하며 납품사에 돌아갈 8억가량을 부당 수취하고, 꼼수로 순매입액의 1~3% 수준의 '정보처리비'를 받는 등 '갑질'을 자행한 CJ올리브영이 검찰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CJ올리브영이 납품사를 압박해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사와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강제했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CJ올리브영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한다고 7일 밝혔습니다. 또 법인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결정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CJ올리브영은 2019년부터 파워팩 및 올영픽 등 자사 판촉행사를 진행하며 납품업체들에게 경쟁사인 랄라블라, 롭스 등 H&B(Health&Beauty) 스토어와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납품사들은 CJ올리브영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단독행사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고, 2개월간 경쟁사의 판촉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됐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CJ올리브영의 이 같은 행위는 배타적 거래 강요에 해당, 대규모유통업법 제13조에 위배된다고 판단, 고발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또 CJ올리브영은 2019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파워팩 행사를 진행하면서 할인판매를 위해 6개 납품업체로부터 인하된 가격으로 상품을 납품받았습니다. 하지만 행사 종료 후 남은 재고를 정상가로 환원하지 않았습니다.
행사 종료 후 CJ올리브영은 할인을 명분으로 싼값에 납품받은 상품들을 정상가격으로 판매하며 총 8억48만원의 차액을 부당 수취했습니다. 이 같은 행위는 법 제17조 제10호에 위반된다는 판단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CJ올영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한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올리브영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아울러 CJ올리브영은 상품 판매 관련 정보를 '올리브원, 파트너 백포스' 등 자신들이 만든 시스템을 통해 납품사에게 제공하며 그 대가로 순매입액의 1~3% 수준의 '정보처리비'를 받아 챙겼습니다.
납품업체에 반드시 필요한 '상품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올리브원, 파트너 백포스'를 이용하기 위해 총 785개 납품사 중 760곳이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보처리비를 지출해야 했습니다.
김문식 공정위 기업거래결함심사국장은 "납품업체는 '상품관리 기능'만 필요한 경우에도 불필요한 '정보 제공 기능'까지 함께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납품사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CJ올리브영이 요구한 대로 정보처리비를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의 EB(Exclusive Brand) 정책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의했으나,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EB 정책은 경쟁사와 거래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납품업체에 광고비 인하, 행사참여 보장 등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문식 기업거래결함심사국장은 "CJ올리브영이 사장 지배적 사업자인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며 "EB정책이 시장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무혐의가 아닌 심의절차종료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CJ올리브영은 H&B 스토어 수를 2014년 410개에서 2021년 1256개로 늘리는 등 몸집을 키워왔습니다. 매출은 2019년 3659억3600만원에서 2022년 2조7774억으로 뛰었고, 166억2600만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745억1900만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CJ올영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한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올리브영 한 화장품 매대.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