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친미' 라이칭더 선택…'미중·한중' 갈등 불가피

대만해협 패권놓고 미중 관계 악화 '예고'…한중관계도 연동

입력 : 2024-01-14 오후 2:28:39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평가되는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독립 성향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13일 타이베이 민진당사 밖에서 열린 선거 승리 집회에 러닝 메이트 샤오메이친이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중 대리전으로 평가받은 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중관계는 물론 한중관계까지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14일 우리 정부는 라이칭더의 당선에 "앞으로도 대만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계속 증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만에서 민진당이 재집권하면서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긴요하며, 역내 평화와 번영에도 필수 요소"라며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미중 대리전'으로 평가돼 왔는데요. 민진당의 당선으로 대만과 미국간 협력이 공고해지면서 향후 미중 갈등도 높아질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에서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와 중국과의 갈등이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윤석열정부의 이같은 행보와 관련해 중국은 '내정간섭'으로 판단하고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만해협 놓고 '미중 갈등' 고조 수순
 
실제로 중국 당국은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을 우려해 '독립은 전쟁'이라는 말 폭탄을 이어가며 노골적 개입을 펼쳐왔습니다. 대만을 상대로 한 무역장벽 여부 조사를 선거일 직전까지 연장하기도 했으며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띄우고 군용기를 동원한 무력 시위성 비행을 지속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중국 정부의 대만 사무 부처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변인 명의 입장문에서 "이번 결과가 대만의 '주류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밝히며 "조국이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더욱 막을 수 없다"고 압박했습니다.
 
문제는 선거 방해 수준에 그쳤던 개입이, 본격적인 보복 조치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중국이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대규모 무력시위를 펼칠 가능성과 함께 세금 감면 중단과 특정 제품 수입 중단 등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거론됩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관계도 한층 악화될 전망입니다. 미국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수송로인 대만해협과 서태평양의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신호가 이번 대만 선거를 통해 확인된 만큼,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할수록 미중 관계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중 관계 개선도 요원
 
미중 관계의 영향을 받고 있는 한중 관계 역시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습니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는데, 자칫 중국이 경제적 견제구를 날릴 가능성도 대두됩니다. 
 
한미일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를 개최하고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불가결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재확인했습니다. 
 
관련해 중국은 "관련 국가들이 협력을 핑계 삼아 배타적인 작은 울타리를 만들고 중국 내정을 거칠게 간섭하며 중국을 먹칠하고 대립과 대항을 선동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히고,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위성 발사와 중국 군용기를 보내 압박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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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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