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박봉권 연임…중소형사 대표 교체 '촉각'

하이투자·SK·한양·DB금투 대표, 내달 연임 불투명
부동산PF 부실에 실적 타격 불가피

입력 : 2024-02-21 오후 3:08:44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다음달 임기가 종료되는 중소형 증권사 대표들의 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미 대형사를 중심으로 대표 교체 바람이 불었던 만큼 중소형사 수장 변화도 주목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좋은 실적을 올린 교보증권의 박봉권 대표는 재연임에 성공하며 자리를 지켰습니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재연임 성공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030610)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박봉권 대표의 재선임을 결정했습니다. 오는 3월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임기는 2년입니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사진=교보증권)
교보증권은 각자 대표 체제로, 박 대표는 이석기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박 대표가 교보증권 대표로 선임된 2020년에는 김해준 전 대표와, 2021년부터는 이 대표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국민연금공단, 교보생명을 거치며 활약한 박 대표는 교보증권에서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취임 후 지난 2022년 한 차례 연임했습니다. 
 
박 대표가 이번에 재연임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6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습니다. 전년 대비 56.1% 증가한 성적입니다. 영업이익도 36.1% 성장한 7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7.9% 증가한 3조7430억원입니다.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증권업계 전반의 성적이 부진했지만 교보증권은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자기자본 2조원 이하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1등 기록입니다.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 이익을 키웠다는 설명입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박 대표 재임기간 동안 교보증권은 사상 최대 이익 실현은 물론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꾸준한 경영성과를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교보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도 박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었습니다. 지난해 교보증권은 2029년까지 종투사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1조8773억원으로 아직 부족하지만, 속도를 보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가 교보증권으로 오기 전인 2019년 자기자본은 1조원 미만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면서 자기자본을 키웠습니다.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교보생명이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교보증권의 자본이 커졌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박 대표에 대한 교보생명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토마토)
 
하이·SK·한양·DB 불투명…부동산PF 변수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001510), DB금융투자(016610), 한양증권(001750)도 오는 3월 대표 임기가 종료됩니다. SK증권의 김신 대표와 전우종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증권사마다 온도차는 있지만 지난해 증권업계가 부동산PF 여파에 휘청였던 만큼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증권사는 대표 교체를 통해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미 대형사를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진행된 만큼 중소형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SK증권은 김신, 전우종 각자대표 체제로 두 사람 모두 다음달 임기가 만료됩니다. 김신 SK증권 대표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10년째 자리를 지켰습니다. 지난 2017년과 2020년 재연임에 성공했고, 지난해 임기가 1년 추가돼 이번에도 장기 집권 타이틀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회사를 오래 이끌어 온 만큼 김 대표에 대한 신임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부동산PF의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훼손된 지난해 실적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지난해 SK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82.9% 감소한 15억원, 영업이익은 44.2% 줄어든 1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도 부동산PF 리스크 영향으로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홍 대표는 지난 2021년 말 취임한 후 첫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인데요. 홍 대표는 부동산PF 사업 비중을 줄이고 세일즈앤트레이딩(S&T)을 키우며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등 노력를 꾀했지만 지난해 실적 부진은 피하지 못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30억원 규모의 손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습니다. 
 
회사측은 PF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의 PF와 관련해 2022년 1100억원, 지난해 13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습니다. 올해에도 상황을 주시하며 재무적 손실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리스크관리본부 투자심사실을 신설해 투자심사본부로 확대하는 등 리스크 관리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홍 대표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지주에서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 연임을 통해 안정을 택할 수 있지만 이번에 실적과 상관없이 대표를 교체하면서 변화를 준 곳도 있어 실적만 갖고 분위기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앞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던 만큼 중소형사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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