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청문회, ‘김건희-김혜경’ 공방전만

여야, 신숙희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정쟁 질의로 신경전
재판지연·압수수색 대면심사제 등 유의미한 답변 묻혀

입력 : 2024-02-28 오후 4:38:53
 
 
[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가 나왔습니다.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 도덕성 등을 검증해야 할 자리가 여야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의미한 질의들이 나왔음에도 ‘명품가방 수수’와 ‘법인카드 유용’ 공방에 묻혔다는 겁니다.
 
야 ‘김건희 명품백’-여 ‘김혜경 법카’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는 신숙희·엄상필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각각 27일과 28일 국회에서 진행했습니다.
 
27일 진행된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과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강민정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 배우자가 명품백을 선물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영상을 재생했습니다. 
 
또 자막으로는 김 여사가 ‘남북문제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부분을 달았습니다. 강 의원은 “대통령 배우자가 남북문제에 개입할 권한이 있느냐”라고 후보자에게 묻고는 “명백하게 헌법 위반이며 국정 농단이자 국정 개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당은 반발했습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총선 유세장에 왔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치적인 공격이고 청문회를 파행으로 이끌려는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정희용 의원은 “나는 단체장 했던 분이 법인카드로 과일 1000만원씩 사 먹고, 일제 샴푸 사고, 초밥 먹고, 이런 거 안 물어보려 한다. 부인이 법인카드로 재판 출석하고”라며 이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씨를 겨냥했습니다.
 
신숙희 대법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국회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의미한 질의·답변마저 가린 정쟁
 
이를 두고 인사청문회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인사청문회 대상에 따라 정쟁 성격의 질의가 나올 수 있다지만,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마저 필요한 질의였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반 국민이 대법관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을 시간이 얼마나 되겠는가”라며 “이번 청문회에선 재판지연, 여성 대법관 비율, 압수수색 대면심사제, 촉법소년 연령하향 등에 대해 각 후보자의 소신도 들을 수 있는 유의미한 질문도 있었는데, 일부 위원들 때문에 묻힌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날 나온 여야 공방이 엄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반복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인사 검증이라는 청문회 성격에 맞지 않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해당 질문들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번 대법관 후보자들은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합니다. 문회 종료 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면 29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이 찬성해야 합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무난한 통과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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