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화물차, 전기차 지고 LPG 뜬다

중국산 전기화물차 보조금 1000만원 넘게 삭감
가격경쟁력 잃자 대규모 할인 통해 제고 처리 나서
포터·봉고 LPG '소상공인의 발' 자리 꿰차
찻값 2000만원 수준, 낮은 연료비 장점 주목

입력 : 2024-03-11 오후 3:31:41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다마스 라보 공백을 메우던 중국산 중소형 전기 화물차가 올해 보조금이 대폭 줄어들면서 '소상공인의 발'이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저렴한 가격과 연료비를 앞세우며 주목 받고 있습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수입업체 이브이케이엠씨(EVKMC)는 최근 전기 화물밴 '마사다 밴'을 1000만원 넘게 할인하고 있습니다.
 
이브이케이엠씨(EVKMC)가 수입해 판매 중인 '마사다 2밴'.(사진=이브이케이엠씨)
 
이브이케이엠씨는 현재 '마사다' 브랜드를 달고 중국 자동차업체 동풍소콘이 제작한 전기 화물밴, 전기 트럭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사다4밴의 경우 출고가 3980만원이지만 올해 2700만원으로 낮췄습니다. 마사다2밴 역시 378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할인 판매됩니다.
 
이는 정부가 올해부터 배터리의 효율성과 재활용성을 평가해 지원을 차등화하면서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성이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기차 보조금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마사다2밴은 지난해 국고보조금 1200만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299만원으로 1000만원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브이케이엠씨 뿐만 아니라 중국산 LFP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 화물차 대부분이 지난해 대비 보조금이 대폭 삭감됐습니다.
 
BYD 1톤 전기트럭 '티포케이(T4K)'.(사진=BYD)
 
모빌리티네트웍스가 수입해 판매하는 중국 지리자동차 쎄아2밴(SE-A2밴)은 지난해 1200만원에서 올해 국비 333만원으로 줄었습니다. BYD 1톤 전기트럭 T4K도 1200만원에서 462만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들 차량은 보조금이 삭감된 상태로 판매하게 되면 소비자 부담이 최대 1300만원가량 늘어나는데요. 이 때문에 차량 수입업체들은 보조금 삭감분 만큼의 할인을 통해 재고 처리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1000만원 넘게 할인하며 쌓인 재고를 처리하고 있지만 보조금이 줄어든 데 따른 가격 책정에 대한 고민이 많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산 전기 화물차 자리는 LPG 트럭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데요.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지난해 11월 디젤 모델을 단종하고 포터, 봉고 LPG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현대차 포터.(사진=현대차)
 
두 모델 모두 LPG 2.5 터보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디젤 엔진 대비 출력을 24마력 높여 최고출력 159마력에 달합니다. 그동안 LPG 트럭은 디젤보다 출력과 연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 받았는데 새로 출시된 포터·봉고 LPG 모델은 이를 개선한 것이 특징이죠.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LPG 화물차에 대한 토크, 연비 등에서 만족도가 높아 노후화한 경유 화물차를 대체해 얻는 환경적인 편익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포터·봉고 EV를 판매하고 있지만 짧은 주행거리(211km), 불편한 충전, 생산능력 등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LPG 모델의 경우 2000만원부터 시작하는 찻값과 연료 가격이 저렴해 대중화에도 용이하죠. 실제 포터·봉고 EV가 올해 1~2월 460대 가량 팔릴 동안 LPG 모델은 1만대 넘게 팔렸습니다.
 
업계에선 중국산 전기 화물차가 보조금 축소로 실구매가가 올라가면서 1톤 LPG 트럭으로 수요가 옮겨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가격경쟁력에 더해 중국산 차량에 대한 품질과 AS 네트워크도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 충전 주행거리나 여러 가지 성능 등에서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AS가 발생했을 때 대처 문제가 중국에 대해서는 아직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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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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