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표심 챙기기 나선 바이든…현대차 '노심초사'

바이든, 지난해 빅3 동시 파업서 '피켓 시위' 동참
UAW "현대차 미국 공장 노조 가입률 30% 넘어"
현대차, 2028년까지 미국 생산직 임금 25% 인상

입력 : 2024-03-11 오후 4:14:3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표심 챙기기에 나서면서 현대차그룹이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노조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차가 미국에서도 노조가 설립될 경우 기업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선 재대결이 확정된 바이든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본격적인 유세 대결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작년 UAW 파업을 지지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유세에서 UAW 힘을 적극 이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빅3(포드, 스텔란티스, 지엠) 동시 파업 당시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파업 현장을 찾아 피켓 시위에 동참하며 UAW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에 UAW는 공식적으로 바이든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26일(현지시각) 미시간주 밴 뷰런 타운십 전미자동차노조 파업 현장에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완성차 제조공장을 소유한 외국 기업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자국주의 정책으로 국내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 또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미국의 요구를 맞춰왔는데요. 노조 설립까지도 눈여겨봐야 할 상황이 생긴 것입니다. 
 
현대차는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만일 미국에서도 노조가 생길 경우 파업 등의 이유 때문에 기업 경영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 현대차 노조도 생길 수 있다. 만일 미국에 노조가 생긴다면 그때부터는 미국에서의 사업은 끝난다"며 "테슬라가 자동차 생산을 자동화시키고 노조가 없는 이유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UAW는 현대차 미국 공장에서 노동조합 가입률이 30%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한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가운데 30% 이상이 노조를 원한다는 서명을 하면 노조 설립 여부에 관한 선거를 연다고 규정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요건은 충족한 상황입니다.
 
UAW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차 공장 노동자들의 30% 이상이 노조에 가입했다"며 "UAW 가입 캠페인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는 빅3 자동차 회사들에서 역사적인 파업 승리 이후 UAW에 가입하려는 비노조 자동차 노동자들의 전국적인 움직임에서 세 번째 중요한 돌파구를 낸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내 현대차 노조 측에 아직까지 구체적인 서한은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현대차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눈여겨보며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노조 설립 움직임에 대응하고자 2028년까지 시간당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을 25%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내외 각국의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서 기업이 언급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기업들 내부에서 상황에 맞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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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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