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열연 감소할까…철강업계, 일본 금리 인상에 '미소'

엔저로 작년 일본산 422만t 수입…전년비 24%↑
"저가 일본 제품으로 생긴 피해 다소 완화될 듯"

입력 : 2024-03-20 오후 3:58:53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일본 금리 인상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내 철강시장은 그동안 엔화 약세로 일본산 수입이 늘어 국내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밀렸습니다.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일본산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줄면서 국내산 제품에 원가 상승분 반영 부담 문제도 함께 완화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전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0.1%였던 기준금리를 0~0.1%로 올렸습니다. 이번 BOJ의 금리 인상은 지난 2007년2월 이후 약 17년 만입니다. 
 
국내 철강시장은 과거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가 장기간 유지로 일본산 철강재 수입이 증가했습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열연강판은 총 422만2000톤(t)으로 전년 대비 24.4% 늘었습니다. 일본산 열연강판은 전체 수입 물량 중 비중 42.4%를 차지하는 수준인 221만7000t입니다. 이 역시 전년보다 29.9% 상승한 규모입니다. 
 
지난 19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여러 기자들이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수입산 열연강판의 가격은 t당 80만원대 초반으로 국내산 열연강판 가격 대비 5~10% 저렴합니다. 따라서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은 일본에서 유입된 철강재가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철강산업을 위협한다고 주장합니다. 싼 가격 탓에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도 제품 가격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로(용광로)를 보유한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실적이 급감하며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7조1272억원, 3조531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9%, 27.2% 감소한 수준입니다. 현대제철도 매출 25조9148억원 영업익 807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대비 매출은 5.2%, 영업익은 50% 줄었습니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한국 정부에 반덤핑 제소까지 검토 중입니다. 
 
일본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일본산 철강재 가격이 증가하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일본산 제품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값에 반영하는 부담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을 낮추었던 일본산 제품들의 대거 수입으로 인해 발생했던 피해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열연강판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승재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