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공급망 재편)④탄소중립 시대에 '폐배터리 재활용' 부상

폐배터리 시장 2030년 70조→2050년 600조
LG엔솔·삼성SDI·SK온, 합작법인 등 사활
거대한 폐배터리 시장…수익성 미지수

입력 : 2024-03-28 오후 3:31:5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해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남은 배터리 에너지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재사용이 가능하고, 원자재의 수급 등 다양한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합니다.
 
2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폐배터리 시장은 2030년 70조원에서 2040년 230조원, 2050년에는 6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핵심 소재인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활성화되기 때문인데요.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에서 2040년 4227만대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폐배터리의 시장 가치가 높은 이유는 회수처리를 거치면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배터리 중 잔존 가치가 70~80% 이상인 것은 ESS용으로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재사용이 어려운 폐배터리의 경우는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양극재인 리튬과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면 경제적입니다.
  
배터리 업계, '폐배터리' 신시장 속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재활용 공장을 짓는 한편 국외 기업들과 합작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1위 코발트 생산 업체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회수한 금속을 다시 난징 배터리 생산공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완성차업계 GM과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을 설립하고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코발트, 니켈, 리튬, 흑연,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다양한 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원재료 가운데 95%가 새로운 배터리 셀의 생산이나 관련 산업에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삼성SDI는 페배터리 재활용 연구개발(R&D) 조직 '리사이클 연구랩'을 신설한 바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연구 개발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원자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배터리 재활용 연구에 나선 것입니다.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지만, 원자재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배터리 리사이클링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SK온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사업을 하는 해외 법인을 세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SK온 헝가리 법인은 지난해 말 자회사 '볼트 사이클 온'을 설립했습니다. 볼트 사이클 온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요. SK온이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간 배터리 생산 시 발생하는 불량품, 스크랩(고철) 등 폐배터리 처리를 외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에 맡겼지만, 이제 SK온이 직접 관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수익성 문제는 '숙제'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기업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경제성을 갖추려면 새 배터리 생산 비용보다 재활용 비용이 저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데요. 아직까지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자동화 공정과 기업 간 폐배터리 표준화 문제로 인한 상품성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최영민 LG화학 전무는 지난해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과 관련해 "재활용 시장에 몇 가지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실행 계획에 많은 비용이 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폐배터리 분리와 해체, 광물 추출 등 공정 과정의 자동화가 어려운 이상 재활용 사업에 많은 비용이 수반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수익성이라는 것 자체가 재활용이나 재사용하는 데 의미를 주지 않으면 당장의 경제성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배터리 회사마다 다른 타입, 다른 재료로 들어가기 때문에 단일화시키고 표준화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에서 관람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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