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전기차 질주의 산실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1995년 출범 후 디자인, 평가 등 연구시설 갖춰
동력계 시험실 등 고성능 전기차 개발 산실
환경풍동시험실 눈길…실차 주행 성능 진행

입력 : 2024-03-31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질주의 산실 남양종합연구소. 남양연구소는 1995년 출범한 종합기술연구소로 신차 및 신기술 개발은 물론 디자인과 설계, 시험, 평가 등 기반 연구시설을 두루 갖춘 곳입니다.
 
최근에는 전동화 트렌드에 발맞춰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개발 역량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전기차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더 큰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연구개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방문한 남양연구소에서는 로봇이 자동차 문 열고 닫기를 무수히 반복하고, 전기차 바퀴에 회전축을 연결해 고속으로 구동계 부품을 작동 시키고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사진=현대차그룹)
 
이날 기자가 직접 안으로 들어간 남양연구소는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 △배터리 분석실 △상용시스템시험동 △상용환경풍동실 등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현대차그룹이 자랑하는 고성능·고품질 전기차 개발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전동화시험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체제 전환에 따라 기존 파워트레인 개발 조직이 전동화 조직으로 개편되는 곳입니다. 
 
전동화시험센터 내에 있는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을 살펴봤는데요. 시험실에 들어서자 좌우에 위치한 여러 개의 시험실 유리창 너머로 모터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총 3곳으로이뤄진 시험실 내부에는 모터와 인버터를 측정하는 커다란 장비들이 있었고, 아이오닉5 차량이 장비에 맞물려 있었습니다. 
 
남양연구소 관계자는 "이 시험실은 실도로에서 이뤄지는 주행 테스트와는 달리 실내 시험 공간 내에서 가혹한 테스트를 반복해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다양한 상황과 조건을 묘사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신속한 원인 파악과 개선으로 EV의 품질 제고 및 강건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사진=현대차그룹)
 
이어 차세대 배터리 기술 내재화의 중심인 배터리 분석실로 이동했습니다. 배터리 분석실은 병원 수술실을 연상캐 했는데요. 이곳은 소재 연구 특성상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드라이룸 환경 하에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재료분석팀 이재웅 팀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소재 특성상 수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일정 온도와 습도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드라이룸이라는 특수환경에서 셀을 해체하고 분석을 진행해야 신뢰성 있는 분석 결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배터리 분석을 위해서는 처음 셀 해체실을 거칩니다. 배터리 셀의 구조 파악과 구성 소재 분석을 위한 시료 채취 작업이 진행됩니다. 이후 드라이룸의 '전처리실'로 옮겨지고, 이곳에서 정물 분석 장비에 시료가 장입될 수 있도록 글로브 박스 내에서 시료 절단 및 샘플링 작업이 진행됩니다. 샘플링 된 시료는 이후 '메인 분석실'로 이동해 배터리 설계 사양 및 내구성, 충·방전 조건에 따른 성능과 수명 평가 등을 확인하며 필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품질 문제에 대한 분석을 합니다.
 
이어서 상용시스템시험동에 들어섰습니다. 4400여 평에 달하는 면적으로 길게 뻗은 내부는 차체의 안전과 구동, 제동, 품질 등 크게 다섯 가지 구역으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거대한 시험동에서는 실차 거동 재현과 필드 환경을 반영한 차량 평가 검증이 한창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로봇실험실이었습니다. 로봇 팔이 차 문을 일정한 강도로 열고 닫기를 반복하며 부품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을 여닫는 강도는 실제 사람의 힘과 동일하며, 충분한 내구성 데이터 확보를 위해 로봇이 24시간 내내 몇 달간 시험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남양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이곳은 차량 개발 및 평가에 필요한 300여가지 시험을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의 모든 상용차는 이곳에서 혹독한 시험을 거쳐 개발됩니다. 평가 조건은 다르겠지만, 구조적으로는 승용차 시험 연구와 거의 동일한 프로세스로 진행됩니다.
 
이어 방문한 BSR(Buzz, Squeak, Rattle) 시험실은 사방이 삼각뿔 모양의 흡음재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차량 부품간 발생하는 민감한 소음까지 잡아내기 위해 시험실 내부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소음이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사진=현대차그룹)
 
마지막으로 상용환경풍동실로 이동했는데요. 환경풍동시험실에서는 냉각, 열해, 연비, 냉시동, 히터·에어컨, 충·방전, 동력, 모드 주행, 배기가스인증 등 실차 주행 성능시험을 종합적으로 진행하는 곳입니다. 세계 곳곳의 날씨는 물론, 극한 환경까지 재현 가능하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실제 3.3m의 대형 팬으로 시속 120km에 달하는 기류를 만들어 실제 주행 조건과 동일한 시험도 할 수 있습니다.
 
풍동실 내부로 들어서자 후덥지근한 열기가 느껴졌습니다. 시험실 온도가 중동 지역 테스트 기준 온도인 45도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45도 환경에 방치한 자동차의 실내 온도는 보통 6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데, 상부의 태양광 시스템이 이와 같은 온실효과를 동일하게 재현하여 미국 현지 판매 조건으로 시험을 했습니다.
 
또한 고온 조건 테스트 시연과 함께 유동 가시화 시험을 실제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유동 가시화 시험은 풍동 내부에 가스를 분사시켜 차량 주변의 공기 흐름을 확인함으로써 공력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테스트입니다.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의 큰 규모와 수준의 시험 설비들을 돌아봤는데요.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의 기술 혁신과 경쟁력 향상을 통해 글로벌 게임체인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사진=현대차그룹)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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