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 시장 재편에 BYD도 ‘흔들’…현대차 ‘틈새’ 공략

중, 가격 경쟁서 기술 경쟁으로 전환
5년간 신차 20종 1조5천억 투자 계획

입력 : 2026-03-30 오후 2:28:47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중국 자동차 시장이 출혈적 가격 경쟁에서 기술 경쟁 체제로 전환하는 구조 개편에 들어간 가운데, 현대차가 이 전환점을 발판 삼아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했던 로컬 브랜드들이 흔들리는 사이, 현대차가 5년간 신차 20종·1조5000억원 투자 카드를 꺼내 들면서 한때 무너진 중국 내 입지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사진=현대차)
 
한국자동차연구원이 30일 발표한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에서의 출혈적 가격 경쟁, 이른바 내권 현상을 기술 경쟁으로 전환하고, 자국 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정책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과잉 공급 구조는 이미 임계점에 다달아 있었습니다. 2024년 중국의 완성차 생산능력은 연간 5500만대를 넘어섰지만 실질 가동률은 50% 내외로 추정됩니다. 과잉 공급이 가격 경쟁을 불러왔고, 중국 주요 전기차 제조사의 평균 차량 판매가격은 2021년 3만1000달러에서 2024년 2만4000달러로 21%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완성차업계의 평균 수익률도 8%에서 4.3%로 내려앉았습니다.
 
2024년 말부터 2025년까지의 정체는 내권 현상이 주된 원인이고, 2026년 1~2월의 부진은 중국 정부가 도입한 제도 변화의 영향으로 소형차·저가차 중심의 약세가 유발된 것으로 연구원은 평가했습니다. 이 구조 속에서 비야디(BYD)조차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비야디의 중국 내수 승용차 판매량과 점유율은 2024년 말부터 정체되기 시작했고, 2026년 1~2월에는 판매량 191만 대, 점유율 7.1%로 전년 동기 대비 급락하면서 길리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는 구체적입니다. 과거 내연기관차 연비, 안전 기능 등에만 적용하던 강제성 국가표준(GB)을 전기차(BEV) 에너지 효율로 확대했습니다. 실제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순수 배터리 주행거리 기준은 43km에서 100km로 상향됐고, 신에너지차 취득세 감면은 전액 면제(3만위안 한도)에서 반액 면제(1.5만위안 한도)로 줄었습니다.
 
현대차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 (사진=현대차)
 
이 구조 변화의 타이밍에 현대차의 중국 재공략 계획이 맞물렸습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 전략을 내걸고 향후 5년간 신차 20종을 투입하며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30년까지 중국에서 연간 50만대 판매가 목표입니다.
 
실행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생산 목표를 전년 대비 10.8% 높인 21만8000대로 설정했으며, 중국 법인 베이징현대의 친환경차 생산 목표는 전년 대비 30배 넘게 늘린 4만1500대로 책정했습니다. 내연기관 생산은 줄이는 반면 친환경차 비중을 지난해 0.6%에서 올해 약 2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골자입니다.
 
중국 정부의 기술 기준 강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중대형·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가 현대차의 주력 라인업과 겹친다는 점에서, 시장 구조 변화의 방향이 현대차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중국 집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유럽 내 판매 부진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한 중국을 돌파구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점유율을 1%포인트만 끌어올려도 연간 25만대를 추가로 판매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조사실 책임은 “올해 1~2월 시장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정부가 보완 정책을 도입하는 등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제도 변경 전후의 일시적인 수요 증감을 고려해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표진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