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써 달라 쫓아다녔는데…'기술력 톱3' 한국타이어의 달라진 위상

R&D 핵심 '한국테크노돔', '한국테크노링'
매출액 세계 '톱7', 기술력은 '톱3'
전기차 상용화 전부터 원천기술 개발…'아이온' 탄생
전기상용차·방산시장 진출, 최종 목표는 '슈퍼카'

입력 : 2024-04-19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예전에는 우리가 쫓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써주세요' 했었는데 요즘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자동차 업체들로부터 콜을 많이 받고 있다."
 
구본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161390)지 연구개발혁신총괄 부사장은 지난 16일 대전 한국테크노돔에서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경쟁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구본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연구개발혁신총괄 부사장이 지난 16일 대전 한국테크노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한국타이어)
 
2016년 준공된 한국테크노돔은 한국타이어의 혁신 인프라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하이테크 연구소로 글로벌 R&D 네트워크의 선봉에 서있습니다. 전 세계 각 대륙에 위치한 4개의 연구소(미국, 독일, 중국, 일본)를 진두지휘하며 상품을 연구하고 원천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죠.
 
한국테크노돔에서는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가상의 테스트 드라이빙을 진행하는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센터', 타이어를 장착한 채 주행할 때 발생하는 자동차의 모든 특성 값을 디지털화해 기록하는 'SPMM(Suspension Parameter Measuring Machine)', 타이어 소음 테스트 실험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구 부사장은 "시설을 갖춰놓고 나니 연구원들도 '첨단 시설에 맞는 역량을 갖춰야 되겠다'라는 마인드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현재는 매출액 기준 글로벌 톱7인데 기술력으로 보면 톱3에 들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타이어가 기술력과 품질이 되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신차 개발 공동 프로젝트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테크노돔' 전경.(사진=한국타이어)
 
한국테크노돔을 바탕으로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상용화 이전부터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를 타깃 삼아 원천 기술 개발에 매진, 2022년 5월 세계 최초로 풀 라인업을 구축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탄생시켰습니다.
 
한국타이어는 고유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기술 '아이온 이노베이티브 테크놀로지'를 적용했는데요. △아이 사운드 옵저버(저소음 특화) △아이 슈퍼 마일리지(마일리지 강화) △아이 퍼펙트 그립(완벽한 그립력) △아이 익스트림 라이트니스(낮은 회전저항) 등 4대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에 최적화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제공합니다.
 
최근 모든 아이온 라인업의 제품들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티유브이슈드(TÜV SÜD)에서 경쟁사 제품 대비 탁월한 성능을 인정받았는데요. 특히 사계절용 타이어 '아이온 에보 AS'는 글로벌 경쟁 브랜드 3개로 구성된 비교군 평균치 대비 최대 25% 우수한 성능을 보였습니다.
 
티유브이슈드(TÜV SÜD) 비교 테스트서 '아이온 최고 성능 입증.(사진=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고부가 제품으로 꼽힙니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등으로 인해 내연기관차 대비 무겁습니다. 급가속이 가능하고 조용한 전기모터 특성상 저소음, 높은 접지력 및 내마모성이 중요하죠. 내연기관차용 타이어 대비 보강재가 10~20% 더 들어갑니다. 전기차용 타이어가 더 비싼 이유이기도 하죠.
 
정문철 PCR모델 프로젝트리더는 "아이온 재료가 고가이다 보니 원가가 많이 들어가고 공장에서도 특별 관리하는 등 개발 비용도 많이 투입된다"며 "일반 타이어 대비 20~30% 정도 비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서로가 사용은 가능하지만 그 기능을 100% 온전히 발휘하려면 아이폰에는 에어팟을 써야 되고 갤럭시에는 갤럭시 버즈를 써야 하는 것처럼 아이온은 전기차에 최적화된 성능으로 개발되면서 가격적인 부분이 조금 상승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테크노링' 전경.(사진=한국타이어)
 
앞으로 한국타이어는 전기 상용차, 방산, 슈퍼카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구 부사장은 "무인장갑차 등에 에어리스 타이어 납품을 준비 중이고 시내버스의 경우 이미 개발이 됐다"며 "결국 목표는 슈퍼카에 들어가 기술력을 입증 받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활발한 R&D로 개발된 타이어들은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에서 성능 테스트를 거치게 됩니다. 축구장 약 125개 크기의 부지면적 126만㎡(38만평), 총 13개의 다양한 트랙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인 한국테크노링에서는 슈퍼카부터 트럭과 버스까지 모든 차량 종류의 타이어에 대한 테스트가 가능합니다.
 
다양한 실차 데이터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상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현에도 기여하고 있죠.
 
구 부사장은 "데이터 기반 AI 활용을 통해 사람 의존을 최대한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수십억원씩 하드웨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있는 기업 중 모든 수준에서 상당히 올라와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전=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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