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에 정부제재까지 SKT·KT "쉽지 않네"

SEC에 제출한 사업보고서 속 위험요인은
제4이통까지 나와…요금인하 압박에 예의주시
공정위 담합 결론 앞두고…"중대한 부정적 영향"
전환지원금으로 비용증가는 불가피

입력 : 2024-05-02 오후 12:56:4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KT(030200)가 경쟁이 강화되고, 정부 제재가 지속되는 점을 사업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높은 보급률 속에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고, 사업의 자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2일 SK텔레콤과 KT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지난해 회계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경쟁'을 제일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기술했습니다. SK텔레콤은 "경쟁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영업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고 했고, KT도 "경쟁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쟁사에 뒤처지면 재무부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쟁은 윤석열정부가 통신시장에 주요하게 밀어붙인 화두 중 하나입니다. 통신시장 경쟁활성화를 유도하겠다며 7전8기 끝에 제4이동통신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도 선정을 했죠. 
 
SK텔레콤은 "알뜰폰(MVNO)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스테이지엑스까지 진출하면서 업계 경쟁이 심화되고, 이는 요금 인하 압력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요금인하로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성장에 제4이통 사업자까지 맞이하게 됐는데요. "새로운 서비스 사업자가 진입하면 경쟁이 더욱 증가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에 부과하는 요금에 대한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대표 규제산업인 통신산업에 대해 정부 제제가 지속되는 것도 이들에게는 불편한 요소 중 하나인데요. 특히 독점에 대한 규제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032640)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휴대폰 번호이동과 관련된 판매장려금, 거래조건, 거래량 등을 담합했다며 이들에게 심사보고서를 발송했고, 통신3사는 의견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과징금이 조단위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독점규제나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경쟁·공정거래를 저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공정위 규제를 받고 있다"며 "향후 공정위에서 공정거래법과 규정을 위반한 거래를 했다고 판단할 경우 과징금이나 기타 징벌적 조치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는 사업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재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 시행령을 개정하며, 전환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요. KT는 "통신사들이 자유롭게 단말기 보조금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이는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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