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2라운드 돌입…“삼성, 12단 양산 최초 타이틀보다 ‘공급량’ 늘려야”

삼성, 2분기 HBM3E 12단 업계 ‘최초’ 양산 천명
돈독한 엔비디아-SK 관계 비집는 병기될지 주목
주도권 뺏길 수 없는 SK하이닉스도 3분기 양산

입력 : 2024-05-07 오전 6:01: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며 자존심을 구긴 삼성전자가 5세대 AI 반도체 HBM3E 12단을 업계 최초로 양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는 삼성이 마케팅 세일즈 포인트인 ‘최초’ 라는 타이틀보다 ‘공급량’을 늘리는 게 수익성 확보와 기술력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입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양산 시점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에 SK하이닉스는 3분기(7~9월)로 양산 시점을 못 박았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초 양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어 시장 분위기 전환을 노리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구성원 대상으로 연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AI 초기 시장에서는 우리가 승리하지 못했다”라며 “2라운드는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집결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는 경 사장이 언급한 2라운드가 개발과 제품 샘플 인가 과정 등에서 SK하이닉스보다 한 발 앞서고 있다고 평가받는 ‘HBM3E 12단’으로 해석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2.5%로 1위, 삼성전자가 2위(42.4%)로 전망됩니다. HBM은 단수가 높아질수록 고용량 제품을 만드는 데 유리합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24기가비트(Gb) D램 칩을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기가바이트(GB) HBME3 12단을 구현했으며, 고객사에 샘플을 보내 인증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HBM3E 12단은 8단 보다 용량이 크고 성능도 개선돼 가격이 비싼만큼, 선제적인 공급량 확보가 수익성 및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AI 반도체 시장 9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곳은 현재 SK하이닉스입니다.
 
이 회사는 4세대 HBM인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했고, HBM3E 8단을 업계에서 최초로 양산하면서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을 SK하이닉스보다 1달가량 늦게 양산을 시작, 공급하고 있는데 그 양은 SK하이닉스보다 적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HBM3E 12단 비중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이 되어야 12단 비중이 높아지고 8단 보다 가격이 높은 12단 제품에 대한 수익성 반영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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