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침체 속 '줍줍' 광풍

입력 : 2024-05-07 오후 1:53:08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청약시장 열기는 예년만 못하지만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 청약은 다릅니다.
 
줍줍 청약은 1순위 청약과 달리 복잡한 제약 사항도 없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향후 수억원대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기에 광풍 수준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다만 이 줍줍 청약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합니다. 특히 아파트 단지 입지에 따라 예상 수익도 갈리는 만큼, 주요 입지에서 공급되는 줍줍 청약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등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하남시 감이동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2가구 무순위 청약은 57만7500명이 몰려, 경쟁률 28만8750대 1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서울 강남권에 공급되는 브랜드 아파트 단지 줍줍 청약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습니다. 바로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 아이파크'입니다. 해당 단지는 3가구 무순위 청약에 나섰는데 경쟁률이 전용면적 34㎡A(3층)는 17만2474대 1, 59㎡A(4층)는 50만3374대 1, 132㎡A(2층)는 33만7608대 1에 달했습니다.
 
지난달 전용 59㎡ 1가구 무순위 청약(경쟁률 903대 1)을 진행했던 서울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공사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뿐만 아니라 최근 고양시 덕양구 'DMC 한강자이 더헤리티지' 2가구 모집에서는 21만2201명이, 성남시 수정구 '산성역 자이 푸르지오' 1가구 모집은 6만9596명,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 14가구 모집에는 2만1429명이 접수하는 등 줍줍 청약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세종과 과천에서도 줍줍 청약이 인기입니다. 지난달 24일 접수한 세종시 어진동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의 경우 1가구 모집에 24만7718명이 신청했습니다.
 
과천에서는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2가구)와 과천 '르센토 데시앙'(1가구) , 과천 '제이드 자이'(2가구) 등에 단지별로 최대 6000명 가량 무순위 청약을 넣었습니다. 과천시 무주택자 대부분이 해당 줍줍 청약에 몰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줍줍 청약 모두가 이런 완판행진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 더리브 스카이'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난해 1월 첫 무순위 청약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마감이 되지 않아 14차 임의공급까지 진행했습니다.
 
이외에도 인천 '포레나 인천 학익',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무순위 청약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해당 단지들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도 고전하는 이유로는 높은 분양가나 입지적 한계 등이 꼽힙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몇 년 전과 달리 지금은 매매든 분양이든 청약이든 지역적, 국지적 편차가 커지고 있다"며 "단지 규모가 작거나 지역 인프라 등이 충분치 못한 지역들은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선호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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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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