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부 2년)한미일 편향외교, 한반도 신냉전 돌입

"중국·러시아 사실상 적으로…실용 외교 포기" 비판

입력 : 2024-05-07 오후 4:20:4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정부 집권 2년, 유럽과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이 발발했고 서방 중심의 일극 체제는 점점 다극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정부는 '미·일' 중심의 편향 외교를 펼치며 북·중·러와 대결도 불사했습니다. 국익을 중심에 둔 실용 외교가 아니라 '이념 편향' 외교를 펼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만 고착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막 오른 푸틴 5기…북··러 밀착 '가속'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임기 6년의 집권 5기 시대를 열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러시아와 유럽은 예전과 같은 관계를 구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서방 주도 국제 질서를 거부하고 다극화를 추진하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를 중심으로 세계 질서 개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 책사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10월 '미국 힘의 근원'이라는 기고 글에서 "이제 미국은 제3시대 시작점에 직면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존의 미국 일극 질서가 아닌 중국·러시아 등과 상호 경쟁하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열렸다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중순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중·러 협력을 강화할 전망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방북 일정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방중 뒤 곧바로 방북하는 일정이 유력하긴 하지만 일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러시아 주도로 북·중·러 결속이 이뤄지는 셈인데,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북러 사이의 무기 거래는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데요. 이를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에 발전된 무기 기술을 전수했고, 북한이 이를 통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또 북한과 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분야별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고위급 인사의 교류 격을 높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중 수교 75주년이 있는 10월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중·러가 각각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한·미·일과의 신냉전 대결 구도를 강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정부 편향외교, 북핵 능력만 고도화"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외교에 대한 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익인데, 윤석열정부는 한반도 긴장만 오히려 고조시켜 통상 국가의 국익을 저해했다"며 "한반도 문제에 관계성을 지닌 중국과 러시아를 사실상 적으로 돌려놨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념의 잣대에 의한 미국 중심의 편향 외교는 오히려 북한의 핵 능력을 고도화 시켰다"며 "현 정부의 지난 2년 외교 점수는 0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양 교수는 특히 윤 대통령이 추진한 '가치 외교'에 대해서도 "외교학개론에 보면 '가치 외교'라는 것은 없다"며 "일본에서 가치 외교를 들고 나온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일본도 국익 관점에서 가치 외교는 실패한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에 치우친 편향 외교는 출범 초부터 계속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한해 4번 미국을 방문했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7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반면 시진핑 주석과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잠시 대면한 게 전부였습니다. 다만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대화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윤석열정부의 이른바 '가치 외교'가 순방 횟수로 명확하게 드러난 건데요. 하지만 가치 외교의 성적표라 할 수 있는 2030년 엑스포 유치전에서 윤석열정부는 119대 29라는 처참한 결과를 받았습니다.
 
또 우리 정부가 '제3 변제안' 해법까지 제시하면서 한일 관계 복원 의지를 보였지만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과 가해 역사를 축소시키는 등 역사 왜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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