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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6일 18: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국산 CSP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민간 시장은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로 재편된 상황이다. 공공 시장에서도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CSP들이 삼파전을 이어가고 있었으나 최근 AWS가 클라우드서비스보안인증제도(CSAP)를 획득하면서 공공기관 시장 진출 길도 열렸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사업 현황을 짚고 이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KT클라우드 'AI DC 실증센터' 조감도 (사진=KT클라우드)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 그리고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CSP 3사는 지난해 공공 부문 수주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글로벌 CSP(아마존웹서비스·MS 애저·구글 등)가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을 획득하며 국내 공공 시장 진출의 문이 열렸지만, 국내 CSP들은 정부 주도 사업에 적극 참여해 대응할 방침이다.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는 AI 데이터센터(DC)를 활용해 수요를 확보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고도화하는 등 기술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16일 과기정통부에서 발표한 ‘2024년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클라우드 기업 2389곳의 매출 합계는 7조93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5조8409억원보다 26.6% 증가한 수치다.
국내 CSP들이 성장한 배경은 공공 부문에서 대규모 수주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공공 시장은 여전히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 토종 CSP들의 텃밭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진행한 ‘민관 협력 모델’ 사업에는 클라우드보안인증(CSAP)를 받은 9개 기업이 동참했다. KT클라우드를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가비아, NHN클라우드, 삼성에스디에스, LG헬로비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다.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물론 글로벌 CSP들이 공공 부문으로 진출한다는 것에 대해 시장의 우려도 있지만, 사업에 있어서는 얼마나 기술 지원이 신속한지 등에 대한 요소도 중요하다”라며 “국내 CSP들은 본사가 국내에 있으니 대응력이나 언어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공 방어전 나선 KT·NHN클라우드…AI 데이터 센터로 수요 확보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는 공공 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첨단 데이터센터(DC) 인프라를 구축해 수요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T클라우드는 국내 CSP 중 공공 시장 진입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듬해 CSAP 인증을 처음으로 따냈다. 2022년에 이어 2023년 상반기 행안부 클라우드 사업 1위 CSP 사업자다.
지난해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공공 부문에서 활약이 주요했다. 지난해 KT클라우드 매출은 7832억원으로 전년 6783억원보다 15.46% 증가했다. KT클라우드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등이 주관하는 공공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엔 2023년부터 이어진 제주도청 1차 활용모델사업에 참여한 이후 2차 제주도청 자체 확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센터(DC)는 앞으로도 공공 사업뿐만 아니라 민간 사업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신규 증설을 지속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수도권에 자사 목동 제2데이터센터를 활용한 ‘AI 실증센터’ 개소도 앞두고 있다. 이 시설은 오는 11월 개관 예정이다. 센터 내에 AI 기반 DC 자동 운영 기술을 적용하고 탄소배출 저감 기술 등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KT클라우드는 투자를 위한 현금 곳간도 탄탄하게 확보해 놓았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770억원으로 전년 2178억원보다 14.80% 증가했다. 지난해 유동비율도 177.7%를 기록해 유동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아울러 오는 4월30일 ‘KT클라우드 서밋’을 개최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올해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내세우면서 글로벌 CSP에 준하는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라며 “오는 30일 서밋에서 더 자세한 사업 전략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N 광주 AI 데이터센터 전경 (사진=NHN)
NHN클라우드도 공공 부문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공공기관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완전히 전환하기로 했다. NHN클라우드는 관련 공공 사업을 선점한 것은 물론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수요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NHN(181710)은 NHN클라우드, 엔에치엔두레이(NHN두레이) 등을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NHN클라우드와 NHN 두레이 등을 포함한 기술 부문 매출은 지난해 4143억원을 기록해 전년 3680억원보다 12.58% 늘었다. NHN클라우드 매출은 지난해 1965억원으로 전년 1412억원보다 39.19% 증가했고, NHN두레이 매출도 지난해 162억원으로 전년 123억원보다 31.61% 상승했다.
이처럼 매출이 성장한 것은 공공 부문에서 확장이 주요했다. NHN클라우드는 지난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사업을 진행한 17개 기관 중 과반수를 수주해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행정안전부, 국토지리정보원 등 10개 기관 CSP 사로 선정됐다. NHN두레이도 공공 영역 내 협업툴 도입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약 30여개 공공 고객사를 추가 확보했고, 근로복지공단, 한국무역보험공사(K-SUR), 한국공항공사(KAC) 등 120여 곳 이상에서 현재 두레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NHN클라우드는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정부 사업 협력도 이어갈 전망이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2023년 10월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고사양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과 AI 가속기를 대거 투입해 국가 핵심 AI 인프라로 손꼽힌다.
NHN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H100 고성능 GPU를 활용해서 운영하고 공급한 사례로서는 거의 유일하다”라며 “지난해까지는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에서 AI DC 리소스를 전량 구매해 필요한 AI 기관이나 기업에 공급해 줬지만, 올해부터는 50% 정도를 NHN클라우드에서 갖게 돼 활용 방안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 하이버클로바X 기반 대규모 공공 사업 수주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최대 CSP로 최근 대규모 국가 사업을 수주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 매출은 1조3990억원으로 전년 1조1971억원보다 확대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국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 획득을 적극 돕고 있다. 지난해 SaaS CSAP 인증을 받은 기업 중 약 68%가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에 따르면 4년 연속 70%에 가까운 비중이 네이버클라우드를 선택했으며 향후에도 그 비중을 높여갈 전망이다.
아울러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버클로바X라는 고유 거대언어모델(LLM)을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수력원자력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하이퍼클로바X’에 원전 운전 경험 자료와 각종 절차를 학습시켜 안정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2월 수주한 우정사업본부(우본)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 PC 사업도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다. 3만3000여명의 우본 전 직원에게 맞춤형 생성형 AI를 제공한다.
다만, 네이버클라우드는 2023년 11월 라인야후 정보 유출 사고 이후 관련 매출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라인야후(LY) 코포레이션에 대한 영업수익은 486억원으로 거래 대상자 중 3위에 해당했다. 올해 들어 라인야후 망 분리를 본격화하고 2026년까지 마칠 예정인 가운데 향후 LY 관련 매출 반영은 감소할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라인야후 망 분리로 인한 매출 변화는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공공 기관 대상 AI 서비스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지만, LLM 파운데이션 모델부터 슈퍼컴퓨팅인프라, 클라우드시스템, 데이터센터까지 AI 밸류체인을 형성해 국내외 소버린 AI 구축 사업에 경쟁력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