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중국 방문…“중국과 계속 협력하길 희망”

미 정부, 대중 반도체칩 수출 통제 강화
AI 용 칩 ‘H20’ 수출 시 당국 허가 필요

입력 : 2025-04-17 오후 9:52:0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AI(인공지능)용 반도체칩 수출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7일 중국 방문을 통해 “계속해서 중국과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7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사진=연합뉴스)
 
외신 등을 종합하면 황 CEO는 이날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초청으로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황 CEO는 런훙빈 CCPIT 회장과 회담을 열고 “중국은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 상무부가 엔비디아 ‘H20’ 칩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미 정부가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것은 이미 엔비디아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줬다”고 했다며 관영 중국중앙(CCTV)는 전했습니다.
 
이어 황 CEO는 “중국 시장을 30년 깊게 다진 기업으로서,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과 함께 성장하고 서로 성취한다”며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 있는 소비시장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그 왕성하게 발전한 산업 생태와 선도적인 소프트웨어 능력은 우리가 혁신을 지속하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고 했습니다.
 
또 “엔비디아는 앞으로 계속해서 규제 요구에 맞는 제품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중국 시장에 서비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황 CEO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에 처음으로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하고 나서 이뤄졌습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9일 미 정부로부터 H20 칩 중국 수출 시 당국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14일에는 이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는 통지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H20 칩이 중국 슈퍼컴퓨터에 사용·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미 정부가 새 규제의 근거로 삼았다는 설명입니다.
 
미 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지난 2022년부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산 최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규제해 왔습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주력 상품이던 ‘H100’ 칩보다 성능이 낮은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H20 칩까지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입니다.
 
H20 칩은 그간 미국 정부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중국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최고급 사양의 AI 칩입니다. 연산 능력은 낮지만, 고속 메모리 및 기타 칩과의 연결성이 뛰어나 슈퍼컴퓨터 제작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보다 성능은 낮지만, 블랙웰에서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장착해 일부 성능이 개선되기도 했습니다.
 
황 CEO가 이날 중국을 찾은 것은 올해 1월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앞서 그는 지난 1월 강경한 대중국 압박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대만과 중국 엔비디아 지사를 찾은 바 있습니다. 
 
황 CEO는 아마존·구글·메타 등 다수의 미국 기술 분야 CEO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채 대만을 거쳐 엔비디아 베이징지사 ‘춘제’(음력설) 행사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당시 AI를 주제로 연설한 뒤 상하이도 방문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승재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