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에 넥스트레이드 웃는다

31일부터 18일까지 일평균 3.41조 거래
15일 거래량 최고…거래소 대비 점유율 약 10%

입력 : 2025-04-21 오후 3:59:21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벌인 관세 전쟁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밤 사이 급변하는 관세 정책과 뉴욕 증시 변동에 대응하려는 개인들의 프리마켓 이용이 늘면서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출범 한 달 만에 3년 목표치에 근접하는 실적을 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21일 NXT에 따르면 거래종목이 800여 개로 늘어난 지난달 31일 이후 18일까지 NXT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3조41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일평균 거래량은 1억1600만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거래가능 종목이 10여 개였던 지난달 2~14일엔 하루에 적게는 30만건에서 많아도 100만건 정도 거래됐으나, 거래가능 종목이 350여 개로 늘어난 17~28일 거래량은 일평균 400만건에서 4000만건대까지 훌쩍 증가했습니다. 거래가능 종목이 늘어날수록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거래가능 종목이 800개로 늘어난 지난달 31일부터는 거래대금이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도 NXT 안착에 트리거가 됐습니다. 이달 10일 거래대금(프리·애프터마켓 포함)이 4조6600억원을 기록했고, 이중 프리마켓 거래대금은 1조5000억원에 달하며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달 2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및 품목 발표가 이어졌고, 여기에 중국이 맞대응하면서 NXT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달 중순부터 18일까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조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애프터마켓이 오후 3시40분부터 8시까지 총 4시간20분 동안 진행되는 것과 비교해 프리마켓은 50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마켓 이용도가 높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17일과 18일만 해도 애프터마켓의 거래대금이 프리마켓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으나 4000억원대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고, 이달 4일부터 16일까지는 프리마켓 거래대금이 애프터마켓을 초과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간밤에 발표되는 미국의 관세 관련 소식과 뉴욕 증시 변화에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프리마켓을 주로 이용했다"면서 "우리 주식시장이 시작하기 전 출근시간대에 편하게 거래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NXT 거래는 출범 초기만 해도 개인 투자자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외국인 거래 비중이 차츰 늘면서 개인 비중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1일부터 대량·바스켓매매도 개시돼 기관 투자자의 유입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당초 NXT는 출범 3년 안에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보다 빠르게 목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NXT 거래량이 최고치였던 이달 15일엔 1억4600만건을 기록, 이날 한국거래소의 거래량(코스피·코스닥 합산 14억5400만)의 10%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현재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NXT가 전체 거래량의 15%를 초과하거나 단일 종목 내에서 NXT 거래가 30%를 넘으면 거래가 중지됩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안정성을 기하기 위해 도입된 점유율 규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시점은 9월로, 6개월 평균으로 규제하기 때문에 7월과 8월부터 비율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ATS가 증시 인프라 다양성과 투자자 거래 편의성을 위해 도입된 만큼, 한국거래소와 경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아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과 같이 대체거래소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유연성을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유럽의 경우와 같이 확대된 ATS에 적합한 공정경쟁 체제와, 한국거래소와 ATS 간 거래 정보를 포함한 시장 통합 공시체계 구축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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