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일자리 없는 노원구의 미래를 위해 바이오 단지 조성, 광운대 역세권 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금을 아깝지 않게 잘 쓴 구청장, 일을 많이 했고 잘했던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 23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면서 구청 집무실과 옥상으로 취재진을 안내했습니다. 집무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바이오 단지 조성,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의 조감도가 펼쳐졌습니다. 구청 옥상에서는 바이오 단지 부지가 내려다보였습니다.
노원구은 낙후된 주거지 위주로 도시가 형성됐습니다. 그래서 노원구는 '베드타운'으로도 불렸습니다. 하지만 오 구청장은 노원구에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기로 하고, 구청 북단에 있는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을 각각 경기도 남양주시와 의정부시로 이전키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긴 약 25만㎡ 부지엔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 광운대 역세권 부지 15만6581㎡에는 업무·상업·주거시설 등 신경제거점 복합개발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23일 구청 옥상에서 창동차량기지를 가리키며 바이오 단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오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부지에 S-DBC를 조성하고, 광운대 역세권을 개발하는 게 노원구에 어떤 도움이 됩니까.
'직(직장)·주(주거)·락(즐길거리)' 도시를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노원구 어디서든 1㎞ 내에 도보·자전거로 15분 안에 직장과 주거, 즐길 거리가 다 모여 있는 도시를 만들어보자는 거죠. 광운대 역세권 개발의 경우 지난해 착공을 했는데, 현대산업개발이라는 대기업 본사를 유치를 했어요. (서울) 동북권에 대기업 본사가 들어온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바이오 단지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을 유치해보려고 합니다.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은 다른 기관과 협의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2026년 2월 남양주 진접읍에 차량기지가 완성되면 창동차량기지는 2027년 6월 완전히 철거됩니다. 도봉면허시험장은 경찰청 (이전을) 거의 설득하려고 했는데 12·3 계엄이 터지고 조지호 경찰청장이 구속되면서 지금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통령선거 다시 하잖아요. 새 대통령이 뽑히고 새로운 경찰청장이 임명되면 그분과 다시 이야기를 해야죠. 새 경찰청장이 임명되면 좀 가닥을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23일 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광운대역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들어섭니다. GTX-C를 통해 노원구에도 유동인구가 모여들게 할 구상이 있으십니까.
일자리 단지가 활성화되려면 GTX-C 같은 획기적인 교통망이 건설돼야 하죠. 하지만 잘못하면 주거는 다른 지역에서 하다가 GTX-C를 타고 노원구로 와서는 일만 하다가 가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노원구가 공동화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노원으로 이사를 오게 하기 위해 재건축을 해야 하는 겁니다. 또 2027년 아레나 공연장이 도봉구에 지어지면 즐길 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도봉구 아레나 공연장과 노원구는 중랑천을 사이에 두고 지척입니다. 그래서 여기가 뜰 수밖에 없다고 저희는 예상하는 것입니다.
노원구청은 장애인 친화 미용실 사업을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중증장애인 차량용 보조기기 지원사업은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초입니다. 장애인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울에서 장애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 노원구입니다. 장애인은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소외되거나 정책적 배려를 받지 못하고 낙오될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 노원구 상가들은 (무단) 주차를 막기 위해 볼라드를 많이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볼라드는 시각장애인에게는 거의 살인무기고, 휠체어도 못 지나가게 합니다. 그래서 상가들과 싸우면서 볼라드 1700개 중에 500개만 남겼습니다. 제가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입니다.
비장애인도 정신없이 길을 걷다 보면 볼라드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장애인들에게는 볼라드가 특히 더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한 겁니까.
비장애인이 볼라드에 부딪히는 일은, 그냥 어쩌다 (겪는) 겁니다. 비장애인은 볼라드로 인한 불편함을 (평소에는) 생각 안 합니다. 한번 시각장애인 체험을 해보세요. 앞에 뭐가 딱 걸렸을 때 얼마나 이게 겁이 나는지요. (볼라드 뽑은 걸) 장애인들이 진짜 좋아합니다. 상징적으로 '볼라드 1200개 뽑은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노원구의 또 다른 '최초 정책'인 '수락 휴'는 무엇입니까.
휴양림은 (대부분) 경기도나 강원도에 있어서 서울 시민이 찾기 멀잖아요. 노원구 수락산은 지하철역에서 2㎞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휴양림을 만들게 됐어요. 호텔식으로 시설을 짓고 트리하우스도 지어놨습니다. 체험 수기 기회를 주려고 한 10팀 뽑는데 (신청) 1만2000건이 들어와서, 심사하는 데 굉장히 애를 먹었어요.
노원구는 전국 최초로 전 주민 대상 자전거 보험을 실시했습니다. 자전거 정책의 중요성, 앞으로 자전거 정책 주안점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자전거 친화도시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좋은 수단입니다. 그래서 보험도 도입한 거고 앞으로 숙제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자전거로 다니는 사람이 1.6%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자전거 인구를 10%까지 넓혀보자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자전거 타기가 편해야 합니다. 그런데 15년 정도 전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찻길 옆에 만들어놓은 자전거 도로는 대부분 주차장화돼 있어요. 그래서 실태조사를 하고 있고, 자전거 도로를 새롭게 정비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주민의 삶의 만족도를 위해서는 '힐링 도시'를 추진했습니다. '1호 테마파크'인 철쭉동산이 있고 그 마지막 정점이 '수락 휴'입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은 바이오단지 조성, 광운대역세권 개발, 재건축 등입니다. 주민들이 (그런 정책들을) 많이 지켜봐줬으면 좋겠어요. 세금을 아깝지 않게 잘 쓴 구청장, 일을 많이 했고 잘했던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내년이면 제가 구청장 8년차잖아요. 그다음에 (구청장을)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해왔던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