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0: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오너리스크 해소 후 경영정상화와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인구 감소와 흰 우유 소비 감소 등 업황 악화로 인한 역성장을 피해 가지 못했다. 사업 개편과 운영 효율화 전략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줄여 1분기 흑자전환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0%에 수렴하고 있어 외형성장을 동반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시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 (사진=연합뉴스)
최근 5년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2342억원) 대비 7.94% 감소한 21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1분기 매출액이 직전년도 동기(2401억원) 대비 2.44% 감소한 것 대비 매출 감소폭이 확대됐다.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남양유업 매출액이 역성장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 2021년 불가리스 사태에도 남양유업 매출액은 2020년 9489억원에서 2021년 9561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앞서 2021년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으로 전국민적인 불안감이 심화되던 시기 요구르트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검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홍원식 회장은 같은해 5월 회장직 사퇴와 경영권 불승계 등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변경되면서 핵심 사업 집중 등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 일환으로 건강 지향 제품군을 다각화하는 데 집중하며 '맛있는 우유 GT 슈퍼제로 락토프리', '이너케어 뼈관절 프로텍트', 유당 제로 '불가리스 제로', 단백질 함량을 높인 '테이크핏 맥스' 등을 출시했다. 올해에는 '프렌치카페 스테비아 산양유 단백질', '테이크핏 몬스터'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를 통해 확인한 남양유업의 우유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0년 13.28%에서 지난해 11.30%로 감소했다. 직전년도 동기 대비로는 약 0.37%포인트 줄었다. 발효유 시장 점유율도 2020년(19.34%) 대비 3.15%포인트 감소한 16.19%를 기록했다.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제품군을 다각화했지만 점유율 하락과 함께 외형 역성장을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 2023년 5099억원에 이르던 우유 매출은 지난해 5011억원으로, 분유류는 1893억원에서 1842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들어서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1분기를 기준으로 우유는 지난해 1191억원에서 올해 1167억원으로 분유는 470억원에서 46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여기에 남양유업이 백미당을 제외한 부진 사업 정리로 인해 외형이 급감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 철판요리 전문점 '철그릴' 등을 철수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일치프리라니의 경우 외식 사업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수로 운영됐음에도 불구 매장 수가 10개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양유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온 사업재편과 핵심 사업 집중 전략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감소했다"면서도 "영업이익과 분기순익 모두 흑자 전환하였으며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 등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원가·판관비율 줄였지만 영업이익률 '0%'
적은 매장 수에도 불구하고 기타 사업 부문의 매출 감소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식사업을 철수하면서 현재 남양유업은 몸이가벼워지는시간17차, 드빈치치즈, 백미당아이앤씨(아이스크림·커피제조판매), 건강한사람들(음료생산·OEM), 금양휴업(부동산경영·임대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타사업 매출액은 525억원으로 전년동기(681억원) 대비 22.87%(약 156억원) 감소했다. 156억원이 1분기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4%에 달한다. 연간 기준 기타 부문 매출은 2023년 2976억원에서 2024년 2675억원으로 10.11%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감소액 301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16%이다.
부진 사업을 정비하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77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0.04%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이번 턴어라운드가 외형 감소 속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 등을 줄여 얻어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성 창출과 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은 78.25%로 전년동기 대비 1.24%포인트, 판관율은 21.72%로 1.96%포인트 감축했다. 1분기를 기준으로 광고선전비가 지난해 83억원에서 46억원으로 45.2%, 급여가 92억원에서 87억원으로 6.1% 감소했다. 이외에도 판매수수료가 82억원에서 68억원으로 16.6% 감소했다. 이외에도 연구개발비용이 23억원에서 17억원으로 감소했다.
현금흐름을 통해서도 생산라인 안정화 및 효율화와 관련된 설비 투자 등에 사용하는 비용이 올해 1분기 5억원 규모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분기 자본적지출(CAPEX) 7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어든 수준이지만, 연간을 기준으로 하면 2022년 73억원, 2023년 79억원, 2024년 24억원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올해 1분기에는 200억원 규모를 단기금융상품을 취득하는 데 사용했다. 투자보다는 자금 확보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사주 취득 등으로 인해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유출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 853억원에 이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개월 만에 674억원으로 감소했다. 자사주 취득 시에는 발행주식수가 감소해 대표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현재 님양유업의 대주주는 한앤코유업홀딩스로 지난해 말 55.75%에 불과하던 지분율이 올해 1분기 들어 61.8%로 약 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