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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11일 18: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처음 증권사에 왔을 때, 금융 상품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죠. 그때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지금 키움증권 커버리지본부를 키운 것 같습니다”
키움증권(039490) 기업금융(IB)의 핵심부서인 커버리지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태현 본부장은 첫 사회경력을 증권사가 아닌 워커힐호텔 재무팀에서 시작했다. 이후 당시 중소형 증권사였던 키움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금융상품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김 본부장은 금융상품이 가진 각자의 장단점에 집중해 시장에서 어렵다고 여겨지는 딜 주관에 성공해 실력을 입증했다. 한 조직의 수장이 된 지금도 금융상품 공부를 계속한다. 이처럼 키움증권의 IB 성장 비결은 담백하게도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커버리지본부장 (사진=IB토마토)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직위와 조직 소개를 부탁드린다.
△키움증권의 IB를 총괄하는 기업금융부문 산하 커버러지본부를 이끌고 있다 커버리지본부는 현재 2개 부서로 운영 중이고 3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커버리지본부는 크게는 기업이 채권 발행 주관과 구조화금융, 메자닌 발행을 비롯한 기업 자금 조달 전반의 딜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채권자본시장에서 키움증권의 강점은.
△대형 증권사의 경우 다양한 금융 상품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신디케이트 부서를 조직에 편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기업금융전담역(RM)이 기관 영업까지 포괄해서 전담하고 있다. 이 경우 물론 업무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발행사와 기관투자자 간 조율과정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점이 발행사와 기관투자자로 하여금 키움증권을 찾게 한다.
-IB 후발주자임에도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실 지금은 견제보다는 협력을 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키움증권이 채권시장에서 기록적인 성장을 보인 것은 2022년이다. 이때 자체 기준으로 주관실적 4위를 차지했다. 당시 후발주자로서 경쟁이 치열하고 기존 증권사들이 자리를 잡은 AA급 이상의 채권 보다는 BBB급이나 A급 채권에 집중했다. 물론 BBB급이나 A급 채권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지금보다도 좋지 않았다. 그때 기업의 성장성과 가치에 집중했다. 당장 등급이 낮더라도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뛰어나다면 충분히 시장을 설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난도 채권 발행도 성공했다.
△금융상품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키움증권 IB가 성장할 수 있는 시작점 중 하나는 한진그룹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다. 2016년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대한항공은 9000억원 규모 ABS 발행을 추진했다. 당시 한진해운 사태로 대한항공 ABS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낸색을 표했지만 키움증권은 매출이 이어지면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ABS의 특성에 집중했다. 당시 발행액 중 2050억원 규모를 키움증권이 인수해 소화했다. 이는 가장 성공적인 딜로 기록됐다.
-대형 유상증자 주관사로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유상증자가 주식자본시장(ECM) 업무이긴 하지만 기업의 자금조달이란 점에서 채권발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034020)(당시 두산중공업)과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의 대표 주관을 커버리지본부가 맡아 진행했다. 기업 자금 조달은 채권발행뿐 아니라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채권발행이 있을 수도 있고 유상증자와 같은 지분발행이 대안으로 선택될 수도 있다. 키움증권이 현재 트렉 레코드가 경쟁 증권사보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 가치를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데 강점이 있다. 특히 증권신고서 작성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신고서는 기업 자금 조달의 기본 단계다. 여기에 더해 리테일 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도 한 몫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잇따른다. 조언을 부탁한다.
△채권발행과 은행대출 사이에서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기업 자금 조달시장의 방향은 금리에 달렸다고 본다.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는 채권 금리 폭등으로 채권 발행보다는 은행권 대출을 찾았지만, 최근엔 채권 발행 시장을 찾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기업의 부채 규모가 안정적이다면 현재 시장에선 채권 발행이 은행권 대출보다 나을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의 경우 지분 비율 변동이 발생하는 만큼 채권 발행보다 신중하게 접근된다. 많은 경우에서 소규모 기업의 불가피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가 자금 조달 대안으로 떠올랐다. 실제 최근 추진되는 대형 유상증자에선 지분 희석 문제보다 사업 확대가 더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비전이 확실하다면 유상증자도 주요한 자금 조달 방안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채권 발행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시장 전망은.
△사실 시장 전망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일련의 사실 관계를 놓고 본다면, 단기적으론 채권 금리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새 정부는 20조원대의 추경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국채가 발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단기적인 채권 공급 증가에 따른 금리 상승이 시장에서 변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강해졌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금리가 인하되리라 본다.
-초대형IB 준비 중이다. 현재 목표가 있다면.
△초대형IB 진출 이후의 사업 주관 능력 향상에 대해선 커버리지본부에서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 기존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의 경우 은행을 비롯해 보험사와 카드사 등 계열사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았다. 초대형IB 진출이 이뤄진다면 기업 파트너십 구축에서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대규모 투자를 앞둔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증가세가 예상된다. 여기서 보다 다양한 기업의 딜에 참여하는 게 커버리지본부의 목표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