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카디프생명' 인수 검토 중단

당초 예상보다 큰 추가 비용 투입 등 문제
"생명·손해보험 등 모든 매물 다각적 검토"

입력 : 2025-06-12 오후 3:59:26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한국금융지주(071050)가 보험사 인수를 위해 매물을 적극 탐색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된 BNP파리바카디프생명에 대해서는 검토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예상 보다 인수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회사는 생명보험사 상표를 출원했으나, 손해보험사까지 열어놓고 매물을 살핀다는 입장입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던 매물인 프랑스계 생명보험사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하 카디프생명)에 대한 인수 검토 작업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카디프생명은 국내 시장에서 철수 가능성을 두고 지분 매각을 검토하며 매물로 나왔습니다. 시장에서 평가되는 카디프생명의 적정 매각가는 1500억원 수준입니다.
 
카디프생명 인수는 당초 추산했던 것보다 비용이 더 크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검토가 중단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금융지주 내부 한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더 이상 살피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을 가리지 않고 모든 매물을 적극적으로 탐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재무제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인수제안서를 넣었고, 그 이상 진척은 없다"면서도 "인수 절차 및 검토 중단과 관련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한국금융지주는 보험사 인수를 위한 밑작업을 위해 다양한 매물을 탐색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주주총회 후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달 26일 밸류업 공시에서도 보험사 인수를 거론했습니다.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Korea Investment & Life Insurance Co.,Ltd.' 상표를 출원한 것 역시 이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생명보험사 인수를 고려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생명보험 상표 등록은 프로세스 중 하나일 뿐, 크게 의미를 두고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외에 현재 인수·합병 시장에 나와 있는 보험사는 MG손해보험, 동양생명(082640), ABL생명, 롯데손해보험(000400), KDB생명, AXA손해보험 등이 있습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현재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내달 1일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ABL생명을 재매각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옵니다. 우리금융의 자본 여력이 타 금융지주 대비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ABL생명은 여의도 본사 사옥, 부산타워 등 약 2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매력적으로 평가받습니다.
 
만약 우리금융이 ABL생명 본사 사옥을 매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매각한다면, 한국금융지주로서는 가장 매력적인 후보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자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 내 자회사로 부동산신탁, 캐피탈, 리얼에셋 등 부동산 업무를 하고 있는 곳들이 있고, 보험사라고 해서 전통영업만 할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연계성을 중심으로 매물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금융지주는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 등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지만, 재무건전성 등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높은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롯데손해보험의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는 약 2조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한 MG손해보험은 지난 2023년부터 현재까지 5차례 걸쳐 매각이 무산된 바 있는데, 역시 자본확충 등의 부담이 있습니다.
 
한국금융지주가 고가의 매물은 배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큰돈을 주고라도 인수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비싼 가격의 매물을 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투증권)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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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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