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숙박 플랫폼 야놀자가 올해 1분기 재고자산을 대폭 늘렸습니다.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재고 확보 차원이지만, 단기 수익성과 유동성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야놀자의 재고자산은 21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154억7100만원) 대비 약 57억원 증가,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2.3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재고자산 증가는 외부에서 완제품 형태로 매입한 상품재고 항목에서 주로 발생했습니다. 이는 트래블 및 레저 관련 매출 원가의 증가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실제로 1분기 해당 매출원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26억원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숙박, 공연, 항공 등의 이용권 또는 B2B(기업 간 거래)용 하드웨어 상품을 대량 매입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됩니다. 자체 생산이 아닌 외부 매입으로 상품이 조달되는 구조인 까닭에 매입 상품은 곧바로 재고로 누적됩니다.
야놀자는 지난해 10월 인터파크트리플과의 통합을 통해 ‘놀유니버스’를 출범시키면서 여행과 공연 등 콘텐츠를 직접 직매입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했습니다. 이러한 유통 구조 변화가 올해 1분기 재고자산 증가의 직접적 원인이 됐습니다.
회사 측도 전략적 재고 확보 차원이라 설명합니다. 야놀자 관계자는 "재고 자산 증가는 놀유니버스 통합 및 사업 규모 확장에 따른 것"이라며 "공급 안정성 때문에 당 분기에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야놀자는 지난해 10월 인터파크트리플과의 통합을 통해 ‘놀유니버스’를 출범, 여행과 공연 등 콘텐츠를 직접 직매입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했다.(사진=놀유니버스)
재고자산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매출 창출 기반이 되는 핵심 자산입니다. 수요 급증이나 공급 불안정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재고를 확보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유리하고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직매입 구조에 따른 단가 절감과 유통 효율성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특히 여행 성수기에는 대응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재고는 자산 회전율 저하와 유동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 재고가 악성 자산으로 전환돼 평가 손실 및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야놀자의 1분기 재고자산 회전율은 2.17회, 회전일수는 168일로 집계됐습니다. 반년 이상 재고가 체류하는 구조인 만큼, 재고 회수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 단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재고 회전율은 기업의 재고가 얼마나 빠르게 판매로 전환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재고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재고 회전일수는 재고품 자산이 얼마나 오래 기업의 수중에 머물러 있는지를 일수로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해당 재고에 대해 회계상 손상 처리나 평가충당금 설정이 이뤄질 경우, 기업의 유동성과 분기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됩니다.
결과적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단기 재무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여행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이 야놀자 리스크 관리 역량의 가늠자가 될 전망입니다.
향후 실적에는 관세 인상, 지정학적 갈등 등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1, 2분기 동안 확보한 재고는 통상 3분기에 집중 소비되는 것이 여행 산업의 특성"이라며 "국제 정세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3분기 실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야놀자의 재고자산은 21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사진=놀유니버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