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숙박 플랫폼 야놀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제재에 이어 숙박업계의 집단소송까지 마주하게 됐습니다. 숙박 플랫폼 계약 구조에 대한 정부의 곱지 않은 시선에 야놀자의 기업공개(IPO) 불확실성마저 커지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야놀자와 여기어때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5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입점 업체가 판촉 활동을 위해 쿠폰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미사용 쿠폰이 소멸돼 비용 회수가 불가능했는데, 공정위는 이를 거래상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야놀자에 5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미사용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공정위의 제재는 중소형호텔협회의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중소형호텔협회가 회원사 11곳과 함께 지난 9월23일 야놀자, 여기어때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중소형호텔협회는 지난 8월13일 두 업체에 미사용 쿠폰 총액 및 입점 업체 피해 규모, 실질적 보전 방안,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서면으로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 같은 상황 속 야놀자는 지난달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공정위의 판단에서 법리적으로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입니다.
국회에서 플랫폼 불공정 계약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앞서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수진 야놀자 대표를 산자중기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는데요. 최종적으로는 증인 출석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지만 플랫폼 이슈는 여전히 국감의 화두로 남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대외적 부담 속에서 실적 부진까지 겹친 상황입니다. 야놀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627억원, 영업이익은 24억5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1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2.23%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률(OPM)도 올해 상반기 0.53%로 전년 동기(7.31%) 대비 6.7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2021년 야놀자에 17억달러(2조3400억원)을 투자하며 기업가치를 약 8조원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현재 장외 시가총액은 3조원대로 급락했습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OPM이 낮으면 IPO에 좋은 건 아니다. 각 업종별 평균 대비 낮은 이익률은 부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며 "OPM보다 공정위 제재, 중소형호텔협회 소송이 오히려 IPO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놀유니버스의 신사옥 '10X 타워'. (사진=놀유니버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