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SK ‘AI’·LG ‘투자’…하반기 전략 구체화

삼성, HBM 기술 신뢰 회복 방점
SK, AI 인프라로 ‘제4의 퀀텀점프’
LG, OLED와 배터리에 집중 투자

입력 : 2025-06-24 오후 3:40:14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상반기 전략회의를 마치고 하반기 재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분야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고, SK그룹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AI 생태계 구축, LG그룹은 성과를 내는 분야 위주의 투자 효율화를 중점으로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글로벌 CEO 면담을 마친 후 귀국해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7일부터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의 주된 안건은 반도체 부문 경쟁력 회복이 되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무엇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을 중심으로 실추된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HBM3E 12단의 엔비디아 퀄 테스트 통과 방안, HBM4 양산 계획, 10㎚(나노미터, 10억분의 1m) 6세대(1c) D램 수율 개선 등이 아울러 논의됐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AMD에 HBM3E 12단 납품한 데 이어 엔비디아까지 납품이 이뤄질 경우 기술력 입증을 통해 새로운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고객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근 2㎚ 수율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자사 모바일 칩 ‘엑시노스 2500’를 제작하는 등 내실 강화에 나선다는 구상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K그룹은 AI를 섬유(1953년)-석유화학(1980년)-이동통신(1994년)-반도체(2012년)에 이은 ‘제4 퀀텀점프’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울산광역시에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조성될 약 7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ICT(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 AX 등)-반도체(SK하이닉스)-에너지(SK E&S·SK가스·SK멀티유틸리티 등) 계열사의 기술을 결집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생존이 달려 있다”며 “AI와 사업 모델이 밀접한 IT 영역뿐만이 아니라 전기, 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자”고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최 회장의 구상대로라면 SK하이닉스가 HBM 공급을, SK E&S가 친환경 전력 공급을, SK가스가 전력 수요 관리를,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통신 인프라를 맡는 AI 허브 조성이 가능해집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인도 뉴델리의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LG는 전체 투자 계획 가운데 수익성과 시의성이 불확실한 항목은 과감히 축소하면서, OLED와 배터리 등 성장사업 위주로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LCD 사업 매각 자금을 바탕으로 OLED 신기술 확보에 1조26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LG CNS는 미국 스킬드AI와 협력해 산업용 AI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합작공장(HLI그린파워)에 2조40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며 현대차그룹과의 협력도 강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추진해 온 기존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에선 일부 후퇴하기로 했습니다. 성과 가능성이 높은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택한 것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배터리를 그룹 주력으로 반드시 키우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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