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반덤핑 효과 가시화…철강업계, 조사 신청 확대 움직임

5월 중국산 후판 수입 전년비 62.9%↓
도금·컬러강판 등 반덤핑 제소 추진 중
하반기 철강업계 수익 일부 개선 전망

입력 : 2025-06-25 오후 3:07:47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잠정관세 부과 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컬러강판, 도금강판 등으로 반덤핑 조사 신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도 다음달에 나올 것으로 예상돼 저가 수입재 유입 감소로 하반기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일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진공흡착식 크레인으로 고망간강 후판제품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25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의 5월 후판 내수판매는 51만1000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습니다. 이는 16개월 만에 최고치로 반덤핑 관세 부과로 중국 후판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6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16만7000톤 대비 62.9%나 줄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후판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 정부는 다음달 중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최종 판결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업계서는 예비 판정의 관세율이 그대로 인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건설사와 조선사들이 중국산 후판을 국산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 후판은 단가가 높아 건설사와 조선사들은 원가를 줄이기 위해 가격이 낮은 후판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철강업체들은 중국산 저가 후판 수입 감소로 수익성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는 저가 수입재 유입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라며 “시장 경쟁력이 일부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중국과 일본의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이 국내 시장에 유입되면서 철강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덤핑 제소를 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열연강판에도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지난 2월 중국산 열연에 대해 최대 27.8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규제를 이어가고 있어 한국도 비슷한 수준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철강업계는 도금·컬러강판 등 저가 수입재 반덤핑 제소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동국제강그룹은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추진 중입니다. 저가 제품에 국내 업체들이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는 판단으로 최대한 빠르게 제소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세아베스틸도 중국산 특수강봉강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국내 철강시장의 체질 개선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저가 제품들의 유입이 확대로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바로 시장잠식”이라며 “업체들이 철강 소재를 계속 발전시키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저가재로 국내 시장이 잠식당하면 동력을 잃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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