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반도체·디스플레이 ‘대체로 맑음’…철강·차동차 ‘흐림’

대한상의, ‘산업기상도 전망조사’ 발표
상호 관세 등 트럼프 정책 따라 ‘희비’

입력 : 2025-06-2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오는 하반기 산업별 전망에 희비가 갈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 등 산업은 대체로 수혜를, 철강과 자동차 업종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1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실시한 ‘올해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 바이오 산업은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면 철강과 자동차, 석유화학, 배터리, 섬유, 기계, 건설 산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흐림’으로 기록됐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별 AI 인프라 구축경쟁과 빅테크 중심의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지속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품목에서 많은 수출이 예상돼 ‘대체로 맑음’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 및 신규 정보통신(IT)기기 출시도 반도체 분야에 대한 수요 증가를 불러오며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다만, 미 반도체 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국가 간 반도체 첨단기술 확보 경쟁 등은 위협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긍정적입니다. AI용 저전력 디스플레이(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 출시로 하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6.5% 증가하는 105억달러로 전망됩니다. LTPO는 일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보다 단가가 약 2.5~3배 가량 높아 수출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액정표시장치(LCD)는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하반기 생산은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업, 제약·바이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통한 LNG선 추가 발주 기대감과 트럼프 정부 공약인 조선업 미래발전 전략 등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가능성이 호재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제약·바이오는 상반기 대규모 수주계약체결 등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28.6% 증가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미 약가인하 정책과 미·유럽연합(EU)·캐나다의 바이오시밀러 허가완화 정책 추진 등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반대로 철강업종은 하반기 대미 수출 여건 악화와 중국의 저가공세, 전방산업의 침체 장기화 등으로 수출과 내수 시장 모두 부진을 겪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철강업은 이달 미국의 철강제품 50% 관세 부과하면서 미국 수출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대체 시장인 아세안 시장에서는 중국의 저가공세로 고전 중인 상태입니다. 자동차도 하반기에 관세영향 본격화로 미국 신차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반기 수출은 지난해동기대비 5.5% 감소한 124.3만대로 전망됩니다.
 
배터리 산업은 중국의 저가 배터리 공급 과잉에 따른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가장 큰 업황 침체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석유화학도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로 하반기 수출 규모가 4.1%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중국의 저가공세 등 국내 주요산업의 대내외 여건이 어렵다”며 “새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통해 한국사회의 해묵은 숙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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