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 한미 관세협상…“미국과 치열하게 협의”

산업부, 미 정부·의회 주요 인사와 현안 논의
“관세 협상만 아니라 ‘제조업 부흥 협력’ 기회”
내달 8일 관세 유예 끝…시간 촉박 ‘집중 협상’

입력 : 2025-06-28 오후 12:12:12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첫 고위급 통상 협상이 열린 가운데, 양국이 미국 측이 부과한 관세를 최소화하기 위한 협상안 마련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지난 22∼27일(현지시각)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장관 등 미 정부 인사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제이슨 스미스 하원 세입위원장, 토드 영 상원의원 등 미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관세를 비롯한 한미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산업부는 여 본부장이 새 정부 출범 후 이뤄진 첫 고위급 방미를 통해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양국 간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전략을 소개하고, 협상에 신의있고 성실하게 임해 양국에 ‘상호 호혜적 딜’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선의와 의지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 본부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각)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새 정부는 한미 협상을 최우선 순위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며 “새 정부는 한미 협상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며 지금부터는 우리가 협상을 가속할 준비가 됐다는 의지를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협상은 단순한 관세 협상이 아니라 향후 한미 간 협력 틀을 새롭게 구축할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의 기회이기도 하다”며 “미국의 관세 조치로 그간 한미 양국이 쌓아온 협력 모멘텀이 약화하지 않도록 미국 측과 치열하게 협의해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조선, 군수, 원자력 등 다양한 제조 분야에서 한미가 상호호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굉장히 적극적인 호응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여 본부장의 방미 기간 중인 지난 24∼26일 워싱턴 DC에서는 균형 무역과 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등 주요 의제와 관련한 세부 현안들에 관한 상호 입장을 좁혀나가기 위한 제3차 한미 기술협의(technical discussions)도 진행됐습니다.
 
양국 대표단은 앞서 진행된 1∼2차 실무협상을 통해 구체화한 쟁점들을 하나씩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양측의 입장을 더욱 세밀하게 확인해 나가면서 서로 수용 가능한 대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실무 대표로 있는 한국 대표단에는 산업부 외 유관 부처 관계자들도 참여했습니다.
 
한미 양국 간 관세 협상은 현재 서로 구체적인 희망 사항을 테이블 위로 올려놓고 밀고 당기기식 협상을 시작하려는 단계입니다. 미국은 자국 상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와 함께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부터 구글 정밀 지도 반출에 이르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을 우리 측에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한미 조선 협력 이슈에서 볼 수 있듯이 한미 양국의 산업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 상호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주요 세부 의제에서 합리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관세를 최소화하는 것이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된다는 논리로 미국 측을 설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25%의 국가별 상호관세부터 이미 적용 중인 자동차·철강 등 품목 관세는 물론 향후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등 품목 관세를 철폐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양국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내달 8일까지 ‘줄라이 패키지 합의(7월 일괄 합의)’를 도출하기로 합의하고 집중적으로 협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남은 일정은 촉박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도 주요 18개국과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상호 합의점 도출 가능성이 큰 일부 국가와는 시한을 연장해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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