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정청래 의원이 박찬대 의원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정 의원은 민심과 당심 모두 박 의원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였는데요. 특히 정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60%에 달하는 지지율을 확보하며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성과를 맛봤습니다.
반면 박 의원은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역위원장에서 확고한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다만 박 의원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결단을 촉구하며, 강 후보자를 엄호한 정 의원과 차별화에 나섰는데요. 강 후보자의 거취에 관한 명확한 전선 긋기가 전당대회 막판 박 의원의 승부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24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7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가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5.8%가 정 의원을 지목했습니다. 22.9%는 박 의원을 선택했습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12.9%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습니다. 2주 전(9.4%포인트)과 비교해 격차가 더 확대되었습니다. '그 외 다른 인물' 10.6%, '없음' 24.6%였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6.2%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8%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 세대 기반 4050, 정청래 '우위'…지역 기반 호남은 '접전'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를 뽑는 8·2 전당대회 돌입과 함께 정 의원은 경선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정 의원은 첫 주말(19~20일) 순회 경선이 치러진 충청·영남권에서 큰 격차로 박 의원을 따돌렸습니다. 누적 득표율은 정청래 62.65%, 박찬대 37.35%로 격차는 25.30%포인트였습니다. 정 의원도, 박 의원도 예상치 못한 압승이었습니다.
박 의원이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역위원장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던 터라 초반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친명(친이재명)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박 의원으로 쏠리면서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까지 확보, 쉽사리 승부가 끝날 것이라는 추측이 무색해졌습니다. 강한 개혁 의지, 인지도 면에서 정 의원에게 뒤졌다는 평가와 함께 무엇보다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게 박 의원 측 자평입니다.
민주당은 당심 70%(대의원 투표 15%+권리당원 투표 55%)와 민심 30%(국민여론조사 30%)를 더해 오는 8월2일 차기 당대표를 최종 선출한다는 계획입니다. 개표가 마무리된 영남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호남권, 강원·제주 지역 경선은 8월2일 '원샷'으로 진행됩니다. 폭우로 인한 일정 변경으로 시간을 번 상황에서 박 의원은 강선우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막판에 정 의원과 차별화에 나서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나섰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른바 '정청래 대세론'이 굳건해지는 흐름인데요. 정 의원은 6월4주차 첫 조사에서 30.8%(1회차)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 7월2주차 32.3%(2회차), 이번 7월4주차 35.8%(3회차)로, 최근 6주 동안 점차 지지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박 의원은 같은 기간 24.6%(1회차)→22.9%(2회차)→22.9%(3회차)로, 지지율이 20%대 초반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주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민주당의 세대별 지지 기반인 40대와 50대에서 정 의원이 크게 앞섰습니다. 40대 정청래 41.1% 대 박찬대 26.6%, 50대 정청래 53.7% 대 박찬대 16.4%였습니다. 특히 50대에서 정 의원의 지지율이 13.1%포인트 크게 상승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60대 정청래 38.7% 대 박찬대 18.3%, 70세 이상 정청래 33.4% 대 박찬대 19.3%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정 의원이 우위를 보였습니다. 반면 20대의 경우, 박찬대 31.1% 대 정청래 17.8%로, 박 의원이 우세했습니다. 30대에선 박찬대 27.7% 대 정청래 23.9%로, 두 후보가 접전을 벌였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민주당의 안방이자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 두 후보 누구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습니다. 광주·전라 정청래 42.8% 대 박찬대 36.7%였습니다. 2주 전과 비교해 정 의원은 3.1%포인트, 박 의원은 0.9%포인트 각각 상승했습니다. 서울과 충청, 영남에선 정 의원이 앞섰습니다. 서울 정청래 35.2% 대 박찬대 19.9%, 대전·충청·세종 정청래 48.1% 대 박찬대 13.2%, 대구·경북(TK) 정청래 29.0% 대 박찬대 19.3%, 부산·울산·경남(PK) 정청래 37.3% 대 박찬대 18.8%였습니다. 서울의 경우, 정 의원은 6.4%포인트 상승한 반면 박 의원은 5.3%포인트 하락하면서 두 후보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이외 경기·인천 정청래 33.4% 대 박찬대 27.3%, 강원 정청래 19.3% 대 박찬대 16.3%, 제주 정청래 20.3% 대 박찬대 18.9%로 집계됐습니다.
민주당 정청래(왼쪽), 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지지층 과반이 '정청래'…진보층도 정청래 '우세'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층에서 정청래 48.4% 대 박찬대 31.7%로, 정 의원이 우위를 보였습니다. 2주 전과 비교해 진보층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0.2%포인트에서 16.7%포인트로 확대됐습니다. 보수층은 정청래 24.8% 대 박찬대 13.8%였습니다.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은 정청래 34.4% 대 박찬대 22.7%로, 정 의원이 앞섰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 정청래 58.1% 대 박찬대 31.8%로, 60%가량의 지지를 받은 정 의원이 크게 앞섰습니다. 2주 전과 비교해 정 의원은 5.0%포인트 상승, 박 의원은 4.5%포인트 하락하면서 격차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박찬대 10.1% 대 정청래 7.9%였습니다. 국민여론조사로 경선에 30%가 반영되는 '민주당 지지층+무당층'에선 정청래 48.9% 대 박찬대 28.4%로, 정 의원이 우세를 가져갔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림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