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이르면 오는 25일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기술이전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22년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2년10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기술이전으로, 민간 우주 개발 시대 개막과 함께 미국 스페이스X 같은 ‘한화 K로켓’ 발사를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육군이 운용하는 대형 기동헬기 엔진까지 유지·보수·정비(MRO)를 참여할 수 있게 되는 등 우주·방산 분야에서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누리호 엔진 조립동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일 우주항공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항우연은 최종 누리호 기술이전 협상 논의를 진행 중으로, 25일 대전 항우연 본원에서 협정 체결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기술이전은 정부 기관이 민간 기업에 우주발사체 기술을 이전하는 첫 사례로, 규모가 약 240억원입니다. 기술이전이 완료되면 국내 민간 우주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0월 누리호 4~6차 발사를 통해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항우연은 그동안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왔으나 기술이전 비용과 범위 등의 입장차로 협상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이 밖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육군이 운용하는 기동헬기의 MRO를 수행할 전망입니다. 2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한미군수협력위원회 대표단은 경남 창원, 경북 구미 등에 있는 방산업체를 함께 찾아 MRO 사업 역량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이는 지난 22일 제57차 한미군수협력위원회 회의에서 한국 방산업체가 참여하는 MRO 시범사업 대상으로 한미가 공통으로 운용하는 장비인 대형 기동헬기 CH-47(시누크)의 T55 엔진을 선정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T55 계열 엔진을 포함해 46년간 5700여대 이상의 항공 엔진 MRO 수행 경험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고장진단, 수리, 성능시험의 MRO 전 과정을 수행 중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은 미국 항공청(FAA) 인증을 포함해 글로벌 항공 관련 엔진 인증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이번 MRO 사업의 적임자라는 평가입니다.
이번 협력은 한미 방산 협력이 군함에서 항공엔진으로 확대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양국이 논의 중인 한미 국방 상호조달협정(RDP-A) 체결 및 미 방산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RDP-A는 양국이 방산 시장을 상호 개방하는 협정으로, 미 방산 진출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시누크 같은 경우 노후화가 많이 됐고, 주한미군에서 운용 중이기도 하다”면서 “국내 방산업체의 전반적인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미 함정 MRO 이후 육해공으로 확대해 나가는 모양새”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