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6주 연속 내림세…해운업계 하반기 실적 불투명

밀어내기 수출 ‘반짝 효과’…물동량 감소
미 상호관세 부과 시 둔화세 지속 전망
하반기 실적 불투명…벌크선 확대 나서

입력 : 2025-07-25 오후 3:11:17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관세 회피를 위한 ‘밀어내기 수출’ 특수가 끝나면서 수출 물량이 감소해 글로벌 해운운임이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도 다가오면서 수출입 물동량 감소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해운업계는 수익성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벌크선을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섰습니다.
 
HMM의 2만4000TEU급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가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기항하고 있다. (사진=HMM).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월 셋째 주 1646.90을 기록하면서 전주(1733.29) 대비 86.39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지난 6월 첫째 주 2240.35까지 급등했던 SCFI가 1700선마저 무너진 것입니다.
 
SCFI는 올해 2∼3월 급감하면서 지난 3월21일 최저점(1292.75)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앞서 1월 첫째 주 2505.17로 최고점을 기록한 지 두 달 만에 운임 지수가 약 48.4% 내려간 셈입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철강 등에 대한 품목 관세정책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해운 물동량이 크게 감소한 여파로 분석됩니다. 이후 3월 말부터 SCFI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달부터 6주 연속 급락하는 모양새입니다.
 
운임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급변하는 관세 정책이 꼽힙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일시적으로 해소되고, 상호관세 부과 유예 등으로 밀어내기 수출이 안정화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상 아시아에서 북미로 향하는 선박 도착까지 통상 6~8주가 소요됩니다. 지난달까지 관세 회피용 수출이 몰리며 치솟은 운임이 이달 들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다만 내달 상호관세 부과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물동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관세부과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수입업체들이 수입량을 줄이고 상황을 지켜보는 상태라 관세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컨테이너선사들이 보는 해상운임지표 손익분기점은 SCFI 1000 수준입니다. 아직 운임 수준이 수익성 구간에 있다고는 하지만, 고점 운임에 기반한 인력과 선복 운용을 감안하면 수익성 악화는 시간문제란 관측이 나옵니다.
 
HMM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미주 노선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관세 여파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2분기 영업이익 증권가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한 3778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해운업계는 장기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벌크선 확보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HMM은 지난해부터 총 10척의 중고 벌크선을 매입하며 선대를 확장 중입니다. 국내 벌크선사 팬오션 역시 지난해 SK해운으로부터 4척의 중고 벌크선을 매입해 이달 말 선박을 인수받을 예정입니다.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은 장기 운송 계약 비중이 대부분이라 컨테이너선보다는 시황에 따른 변동성은 적은 편”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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