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BYD까지…중국 전기차 관세 피해 한국 맹공

수입 전기차 톱 10 중 6대 중국산
미국과 EU 고관세 피해 한국 공략
지커와 샤오미 등 한국 진출 준비

입력 : 2025-07-30 오후 2:55:3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중국산 물량의 대규모 유입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를 피해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 비야디(BYD) 등의 전기차들이 한국으로 대거 몰려들면서 시장 구조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전기차 생태계에 구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자동차 행사장에 전시된 테슬라 전기차. (사진=연합)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 전기차 톱 10 가운데 6개가 중국산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테슬라 모델Y를 비롯해 폴스타2, 비야디 아토3 등이 상위권을 석권했습니다. 현대차 등 국산차를 포함한 전체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도 중국산 점유율이 24.2%에 이릅니다. 
 
테슬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지난 2019년 한국 진출 당시 중국산과 미국산을 혼재해 수입하던 테슬라는 올해부터 100% 중국산으로 수입처를 일원화했습니다. 지난 4월 출시한 신형 모델Y를 전량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하면서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700만원가량 인하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5월 한국 진출 8년 만에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중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비야디는 지난 4월 소형 SUV 아토3를 시작으로 중형 세단 씰도 출시했고,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7 등을 순차 출시할 계획입니다. 아토3는 출시 두 달 만에 1331대가 판매되며 상반기 수입 전기차 판매 순위 4위에 올랐습니다. 
 
지커와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이들은 중국 내 대규모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달성하며 ‘가성비’ 경쟁력을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중국산 전기차 급증의 배경에는 미국과 EU의 관세 장벽이 있습니다. EU는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역시 중국산 전기차에 110% 관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던 중국산 전기차 물량이 상대적으로 관세 부담이 낮은 한국 등으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용인 스피드웨이에 전시돼 있는 비야디 '씰'. (사진=비야디)
 
중국은 지난해 3000만대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입니다. 이 가운데 약 600만대가 수출용으로 생산되며, 한국은 이들 중국 업체들에게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세계 3위 완성차 그룹인 현대차그룹이 자리잡고 있는 한국에서의 성공은 동남아시아 등 다른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 시장 장악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산 테슬라 모델Y(주니퍼 기준 5299만원) 가격이 비슷한 현대차 아이오닉5(4740만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전기차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부품 소재 업체들에게도 타격이 있습니다.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국내 전기차 산업 전반의 경쟁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재호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가성비를 앞세워 수출되는 중국 자동차로 인한 국내 공급망 파괴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산업구조 재편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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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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