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잡고 이제는 HBM…삼성전자 복병 ‘관세’

메모리 생산시설 없어…관세 회피 불가
이재용 미국행…“투자 카드로 설득해야”

입력 : 2025-07-30 오후 3:39:17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테슬라 수주를 통한 파운드리 적자 개선에 성공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 문제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미국발 고율 관세가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상호관세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반도체를 겨냥한 품목 관세까지 예고된 실정입니다. HBM 주요 고객이 미국 빅테크 기업인 만큼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일정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미국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은 지난 29일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습니다. 주요 파트너사와 글로벌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신사업을 찾기 위한 일정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전 정부를 ‘측면 지원’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내 반도체 추가 투자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협력 등 내용도 구체적입니다. 
 
삼성전자가 정부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주요 수출 품목인 HBM이 관세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반도체 관세를) 2주 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반도체 생산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파운드리 분야는 건설 중인 미 텍사스주에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하면 관세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지만, 국내에서만 양산하는 HBM은 관세 부과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파운드리에서 테슬라 수주를 통해 적자를 만회하더라도 HBM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다면 DS부문의 수익성 개선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이번 순방에서 관세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병훈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핵심 부품에 관세를 매기는 건 미국 기업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대표는 반도체에 관세를 매기면 충격이 미국에도 갈 수 있다는 걸 설명해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미국 설득을 위해 반도체 분야 추가 투자 가능성도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합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정부가 관세 협상을 돕는 명목으로 삼성전자가 미국 투자를 단행하면 정부를 지원하는 셈이니 명분도 좋고 실익도 챙길 수 있다”며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 빅테크 기업을 수주함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 후, 그 돈을 다시 한국에 투자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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