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카메라 시장에서 국내 전자부품사들의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스마트폰과 전장 등 기존 주력 사업을 넘어 향후 시장이 크게 확장될 로봇 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메타버스 엑스포 행사에서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뉴시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 업체가 준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 수주 계약을 받기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로봇 시장 확대에 대응해 현재 복수의 글로벌 톱티어 고객사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휴머노이드, 4족 보행 로봇용 등 카메라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며 “렌즈와 전장용 고신뢰성 제품 글로벌 공급 기록을 통해 초소형, 저전력 등 차별화 솔루션으로 신규 로봇 시장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카메라 모듈 사업을 추진해오다 전장으로까지 확대했는데, 그다음 카메라 모듈 시장으로 로봇을 선택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차세대 인공지능(AI)의 핵심이자 미래 성장 산업으로 불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규모는 오는 2035년 378억달러(약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사진=삼성전기)
LG그룹의 전자 부품사인 LG이노텍도 휴머노이드 로봇 카메라 모듈 공급을 위한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경영진들은 지난달 23일 LG이노텍의 본사를 찾아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는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장(CEO)와 노승원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만나 ‘휴머노이드 비전 센싱’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습니다.
플레이터 CEO가 LG이노텍 본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양사는 지난 5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 탑재될 비전 센싱 시스템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비전 센싱 시스템은 카메와 3D 감지 모듈 같은 감지 구성 요소를 단일 모듈에 통합하는 걸 뜻합니다.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CEO가 지난달 23일 서울 강서구의 LG이노텍 마곡 본사를 방문해, 노승원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LG이노텍 임원진들을 만났다. (사진=뉴시스)
이번 방문은 양사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 계약에 따라 LG이노텍은 아틀라스에 탑재할 비전 감지 모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비전 감지 모듈에서 캡처한 시각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합니다. 또 LG이노텍은 미국 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갈 카메라 모듈 공급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모듈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과 로봇용 카메라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꺽일 것으로 예상돼 미리 성장 발판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