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노루홀딩스 3대 주주 등극에 시장 이목 집중

올 6월부터 232억 규모 매입…지분율 7.17%
'일반 투자' 목적…견제 혹은 방어 등 다양한 해석

입력 : 2025-08-13 오후 4:41:5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KCC(002380)노루홀딩스(000320)의 지분 7.17%를 매입하면서 노루홀딩스의 3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경쟁사의 지분 매입을 두고 도료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식 보유 목적은 일반 투자이지만 실상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노루홀딩스는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 공시를 통해 KCC가 노루홀딩스의 주식 95만2844주를 보유해 7.1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작성일 기준 이달 4일에는 KCC의 노루홀딩스 보유 주식 수가 66만2998주로, 전체의 4.99%를 차지했는데요. 12일 기준 28만9846주 더 매입하면서 노루홀딩스 지분 보유 비율이 2.18%포인트 늘었습니다. 
 
KCC는 지난 6월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33차례에 걸쳐 노루홀딩스의 주식을 매입했습니다. 매입가는 232억원에 달합니다. KCC 관계자는 "일반 투자를 위해 노루홀딩스의 주식을 매입했다"며 "경영 참여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분 보유 목적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단순 투자 △일반 투자 △경영 참여인데요. 일반 투자의 경우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는 없으나 배당 제안, 정관 변경, 이사 선임·해임에 관한 의견 표명 등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매입으로 KCC는 노루홀딩스의 3대 주주가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7월 기준 최대주주인 한영재 노루그룹 회장의 지분율은 25.68%입니다. 2대 주주인 디아이티의 지분율은 9.40%입니다. 디아이티는 한 회장의 장남인 한원석 노루홀딩스 부사장이 최대주주인 특수관계법인입니다. 특수관계법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식 보유 비율이 5% 이상인 경우 보유 주식, 보유 상황, 보유 목적 등을 5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합니다. 13일 현재까지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관련 마지막 공시는 KCC입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KCC가 3대 주주가 됩니다. 
 
한 회장 및 특수관계인(외 7인)의 노루홀딩스 주식 보유 비율은 45.47%입니다. 우호 지분이 크기 때문에 KCC가 3대 주주여도 경영에 별다른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는 수준입니다. 대신 노루홀딩스 자산 총액이 2조원이 넘어가는 경우 개정된 상법, 집중투표제 등이 적용돼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1분기 기준 노루홀딩스의 자산 총계는 1조2198억원입니다. 
 
KCC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쟁사 지분 매입을 단순 재무적 투자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인데요.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노루홀딩스는 답변을 피했습니다.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관계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경쟁사 지분을 투자 목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상식적이지는 않아서 어떤 의도인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노루홀딩스의 우호 지분이 커 경영상 이입이 가능한 구조는 아니다"라면서도 "여러 법 개정을 통해 견제하는 기능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트로이 목마' 작전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서 교수는 "경쟁사 주식을 매수해서 경쟁 회사의 지분 관계에 혼돈을 주고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밖에 경쟁사 지분 매입이 자체 방어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일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쟁사 지분 매입은 공격적인 측면도 있지만 방어 측면도 있다"면서 "경쟁사의 매출이나 주가가 오를 때 지분이 없으면 더 위협적일 수 있다. 때문에 방어 측면에서 경쟁사 지분을 매입하기도 한다. 이럴 때 서로 윈윈하게 될 수도 있다. 우호적인 경쟁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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