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국내 ETF 시장이 230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가운데 최근 투자자들의 시선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샤오미 등 저평가된 빅테크와 위안화·홍콩달러를 활용한 환 분산 수요, 중국 정부의 AI·반도체 육성 정책이 맞물리며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대형사들이 앞다퉈 중국 AI·테크 ETF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ACE 차이나AI빅테크TOP2+액티브'를 출시했습니다. 샤오미와 알리바바에 각각 25%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AI 관련 성장주 20여 종목으로 구성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차이나테크TOP10 ETF'를 통해 BYD·CATL 등 본토 기술주를 담았고 삼성자산운용은 세계 최초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ETF'를 선보여 상장 3개월 만에 순자산 880억원을 모았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대형사들이 중국과 AI를 앞세운 상품을 쏟아내면서 상품 간 차별성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ETF 시장이 커지며 유사한 구조의 상품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투자자 선택권은 넓어졌지만 차별성 약화 우려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사 상품 상장을 제한하는 '신상품 보호제도'가 있지만 실제 적용 사례는 드물다"며 "결국 먼저 상장해 선점 효과를 확보하고 운용사 스스로 차별화된 전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TF 시장의 급성장 속에 상품 간 차별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흐름은 한층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부양책과 AI·반도체 육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중국 내수·테크 중심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와 민간 투자가 결합되면서 중국 빅테크와 신성장 산업이 글로벌 ETF 시장의 핵심 투자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