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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18일 16: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자동차 스티어링 휠 제조업체
DH오토리드(290120)가 지난해 자회사 인수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재무구조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H오토넥스를 인수하면서 떠안은 회생채무 역시 대부분 상환을 마쳤으며, 남은 잔액도 연내 모두 변제할 계획이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 북미 매출이 커진 가운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이면서 DH오토리드가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DH오토리드)
차입금 늘었지만…재무안정성 지표 ‘양호’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H오토리드의 올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80.8%, 순차입금의존도는 15.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부채비율 184.1%, 순차입금의존도 19.4%) 대비 각각 3.3%포인트, 4%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전체 부채 가운데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72.7%에 달하는 등 단기성부채 상환 부담이 적지 않지만, 차입금 상당 부분이 담보 제공(약 378억원) 또는 특수관계자 지급보증(약 100억원)을 통해 확보된 만큼 단기유동성 위험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담보가 설정된 차입금은 부동산이나 설비 등 자산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어 만기 연장이나 조건 조정이 비교적 용이하다. 특수관계자 지급보증이 붙은 경우에도 모회사나 계열사가 대신 변제할 수 있어, 회사의 단기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악화되더라도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다. 이처럼 DH오토리드의 차입금 상환 수단과 주체가 다양화돼 있어, 단기성부채 비중이 높아도 유동성 압박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앞서 DH오토리드는 2023년 DH그룹을 편입한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상증자 대금 102억원과 보유 중이던 대유이피 지분 및 성남 연구개발(R&D)센터 매각대금 311억원을 확보하면서, 순차입금 규모를 2022년 511억원에서 2023년 207억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회생절차 진행 중이던 #DH오토넥스(구 대유플러스) 인수를 위해 약 43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에 일부(약 215억원) 출자하면서 차입금이 다시 증가했다. 이에 DH오토리드의 올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79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5억원 늘었다.
다만 DH오토리드는 이번 인수를 통해 발생한 회생채무 대부분의 상환을 마쳤다. 회사는 지난해 PEF를 통해 DH오토넥스 유상증자(275억원)와 전환사채 인수(147억원)에 참여했고, 이를 회생담보권 및 채권 변제에 사용했다. 올 2분기 기준 회생계획안 변제재원 422억원 중 잔액은 43억원이며, 이 역시 연내 전액 상환하는 것이 목표다.
변제 재원 가운데 하나인 화성공장 매각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공장은 인수 전 거래와 관련해 법원이 부인권을 인정해 반환된 자산으로,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매각가는 약 160억원 수준으로, 우선 담보권자인 유동화회사에 약 57억원을 변제한 뒤 나머지는 채권자 변제에 활용될 예정이다.
북미 매출 오르며 ‘관세 리스크’ 떠올라
시장에서는 DH오토리드가 부채 상환 부담을 해소함과 동시에 큰 무리 없이 외형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측면에서 DH오토리드는
현대차(005380)·
기아(000270)를 주요 고객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또 국내 스티어링 휠 시장에서 코모스와 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주조·발포·가죽커버링·조립 등 전 공정을 내재화한 생산체계를 갖추고, 해외 자회사를 통한 노무비 절감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였다. 최근 5년 평균 EBIT마진은 7.5%, EBITDA마진은 10.3%로 수익성은 양호한 수준이다.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멕시코 조립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매출은 2020년 41억원에서 지난해 60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1718억원에서 2704억원으로 늘었고, 해외 매출 비중은 18.3%에서 43.3%로 확대됐다. 올해 1분기 북미 매출은 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나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북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7%까지 높아졌다.
다만 미국의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향 공급을 담당하는 멕시코 공장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른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에 대응해 생산 효율화 및 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이 일정 부분 하락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슬로바키아 공장 증설 등 해외 자회사 투자와 운전자금 부담 등도 현금흐름을 일부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담보와 보증을 통한 단기유동성 대응력이 높고, 회생채무가 연내 해소되면 재무구조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북미 관세 부과와 계열사 투자 확대가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일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서는 한국과 미국 정부 간 관세 협상 내용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만큼 관세 부담이 회사 이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아직까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DH오토리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이 없는 상황이어서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의 큰 비중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완성차와 함께 조립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도 있다"면서 "제품 공급은 계속하고 있지만 관세 시행 초기라서 아직까지 얼마나 부담을 해야 하는지 집계가 되지 않아 논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