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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18일 17: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K-팝을 비롯한 드라마·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 중동까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K-콘텐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 수출 경쟁력 강화까지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주요 26개국 잠재 방한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한국 관광 선호도가 83%, 실제 방문 의향이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응답자의 40.2%는 서울만을 한국의 주요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는 한계도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적극 활용해 저출생·초고령 사회 진입으로 심화되는 지역 소멸 위협 요인을 줄여나가기 위해 문화산업 육성에 나섰다. <IB토마토>는 K-웨이브 확산의 실태와 개선 방향을 점검하고 향후 육성 전략을 살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이조은 기자] 이재명 정부가 K-컬처 시장을 300조원 규모로 키우고 방한 관광객을 3000만명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세계 5위권으로 높여 국제 위상에 걸맞는 문화 리더십을 제고하고 성장·일자리·수출 경제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문화콘텐츠산업은 콘텐츠 품질 향상과 디지털 생태계 발전, 기업 간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며 높은 생산 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국가적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산업조사’)
문화콘텐츠사업 규모 154조…연관 산업까지 확산
18일 국정기획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K-컬처 시장 규모는 206조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문화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54.2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콘텐츠 기업들이 1년간 상품 판매나 용역 제공 등 영업활동을 통해 올린 수입을 의미한다.
지난 2020년 128.3조원에 불과했던 문화콘텐츠사업 매출액은 연평균 6.11% 성장하면서 지난 2022년 151.1조원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0년대 초반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K컬처가 확산되면서 관련 수출액도 늘었다. 2020년 119억달러이던 수출액은 2023년 133억달러로 4년간 11.87% 증가했다.
한국 콘텐츠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2.6~3.7% 수준으로, 5%를 웃도는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콘텐츠산업이 다른 산업에도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기준 콘텐츠산업의 생산유발계수는 1.572로, 콘텐츠 수요가 1 늘어나면 국내 전체 산업에서 1.572배의 생산이 창출된다는 의미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콘텐츠산업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113.7조원 규모다. 이 중 콘텐츠산업 자체가 72.3조원을 차지했고, 제조업 12.7조원, 서비스업 26.1조원, 기타 산업 2.6조원으로 집계됐다. 콘텐츠가 다양한 산업의 투입 요소로 쓰이면서 타 산업의 활력이 곧 콘텐츠 생산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대 문화강국 목표…K콘텐츠 수혜 산업까지 확장 필요
이재명 정부는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문화강국 입성을 목표로 삼고, 오는 2030년까지 K-컬처 시장을 30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51조원을 투입해 문화예술·콘텐츠 진흥 정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K-콘텐츠 성장이 K-뷰티·푸드·관광 등으로 이어져야 문화강국 입성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국정기획위원회가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서도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문화강국 실현’이 12대 중점 전략과제에 포함됐다. 글로벌 가치 평가기관 '브랜드 파이낸스'가 유엔(UN) 회원국 193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소프트파워 인덱스에서 한국은 올해 1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15위)보다 3계단 올랐으나 여전히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정부는 △K-컬처 시장 300조원 달성 △방한 관광객 3천만명 확대 △국민문화예술 관람률 70% 달성 △생활체육 참여율 65% 확대 등을 4대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향후 5년간 210조원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문체부는 지난 6월18일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 동안 총 51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정부 총지출 대비 1.05%에 불과한 문체부 예산을 2030년 2%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복안으로 했다.
문체부 예산은 올해 7조672억원에 머물렀지만, 내년 8조4607억원에서 2029년 13조7163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5년간 총 예산은 51조379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K-콘텐츠 창작 지원을 위해서는 5년간 6조6442억원을 투입할 전망이다.
다만, 문체부는 업무보고에 포함된 문화재정 규모나 국립예술단체 지역 이전 등 세부 내용은 내부 검토안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앞으로 공개되는 국정과제 내용과 정부안 편성에 대해 8월 말에 낼 보도 자료를 참고해 주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보고대회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K-컬처 핵심 콘텐츠와 연관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인다. 정책 금융과 세제 혜택을 통해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공연형 아레나 등 인프라도 확충한다. 영상·음악·게임 등 핵심 K-콘텐츠는 장르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푸드·뷰티·관광 등 연관 산업의 수출 확대도 병행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최근 한류는 미국에서도 흥행하며 중요한 변곡점을 맞은 만큼 새 정부에서 한류를 산업화시키고 소프트파워를 극대화하려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온당하다”라며 “K콘텐츠 자체는 수익성이 다소 낮지만 국가 이미지를 매력적으로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K-푸드, K-뷰티, K-관광 등이 한류 수혜 사업으로 지금보다 5배, 10배 이상 성장해야 목표로 하는 문화강국 빅5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