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창원공장 주행시험장에 폴란드에 수출할 K2 전차 2대가 세워져 있다. (사진=현대로템)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현대로템이 단일 방산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된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을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전차를 유럽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허브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현대로템은 앞으로 이곳에서 폴란드 수출 물량은 물론이고 유럽 내 제3국에 대한 K2 전차 수출 물량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래 전차 시장 공략을 위해 유무인복합전차, 장갑차, 무인차량 등 신규 협력 사업도 폴란드와 추진할 예정입니다.
최우석 현대로템 폴란드PM1팀장은 "65억달러 규모모의 2차 계약이 1차 계약과 다른 점은 1차 계약은 완성차 형태로 납품했지만 2차 계약은 폴란드형(PL) 전차 61대와 계열 전차를 폴란드 현지 업체인 부마르에서 조립 하고 유지·보수·정비(MRO)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최 팀장은 "국내에서 생산한 K2 전차의 각종 구성품을 폴란드로 보내 국영기업 PGZ의 자회사인 부마르에서 K2 PL 전차를 하청 조립하는 형태로 현지화를 추진한다"며 "이를 통해 부마르가 전차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폴란드 군이 지속적으로 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 팀장은 "폴란드를 K2 전차 유럽 생산 허브로 구축해서 유럽 내 제3국 수출 등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미래무기체계인 유무인복합전차, 장갑차, 무인차량 등도 폴란드 PGZ와 신규 협력 하는 등 지속 가능한 미래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정엽 현대로템 디펜스솔류션사업본부장(부사장)은 "K2 전차 폴란드 2차 계약 이후 어떻게 지속적으로 수출을 해 나갈지 고민"이라며 "최근 유럽 재무장, 유럽 내 연대, K-방산에 대한 견제 등 변화를 겪고 있고, 이런 부분들은 위협일 수 있지만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현지화 확대, 현지 우수 업체 발굴, 협업 등 여러 가지 활동들을 통해 이를 극복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본부장은 "전쟁의 종말은 전차와 같이 장갑을 두른 무기체계가 투입돼서 종결시키는 개념이고, 드론과 같은 미래무기체계가 전차를 위협할 수도 있지만 K2 PL 전차에 그것을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대응 수단이 갖춰져 있다"며 "이런 K2 PL 전차를 근간으로 루마니아, 중동, 기타 국가로 K2 전차 수출 활동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본부장은 "현재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유무인복합전차를 선행 개발하고 있고 현대로템은 현대차그룹의 DNA를 바탕으로 미래 유무인복합체계에서 필요한 수소, AI 같은 핵심기술들을 그룹사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며 "결국 2035년 이후에는 이런 전차를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사가 개발하고 있는 전차에 비해 우수한 성능의 전차를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 본부장은 "K2 전차 수출과 유무인복합전차 등 선도하는 미래무기체계를 기반으로 2035년 글로벌 지상무기체계 5위에 올라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2차 폴란드 수출 계약에 포함된 K2 PL 전차는 현존하는 전차 중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합니다. 기존 K2 전차가 가진 기동성과 등판 능력, 전차포의 긴 사거리와 높은 명중률 등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방호 능력이 대폭 강화됩니다.
우선 포탑에 장착된 기관총이 원격 통제됩니다. 12.7㎜ 원격무장장치(RCWS)를 적용해 전차장이 기관총을 쏘기 위해 전차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또 전차를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 등을 직접 타격하는 '하드 킬' 능동 방호 시스템도 적용됩니다. 대전차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래 전장의 가장 큰 위협인 드론의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드론 재머 장치도 장착됩니다. 반응 장갑 등 기존 수동 방호 체계도 대폭 강화됩니다.
이 같은 전차의 성능과 함께 운용성과 편의성도 대폭 개선됩니다. 포탑에 보조 냉방장치가 추가됩니다. 전차 승무원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작전 수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인에 비해 체격이 큰 유럽인들의 체형에 맞게 승무원 공간과 시계도 개선됩니다.
이 같은 K2 PL 전차는 이번 2차 계약을 통해 총 64대가 생산됩니다. 이중 국내에서 3대를 생산하고 나머지 61대는 폴란드 현지에서 조립하게 됩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